지난해 일본펀드에 가입했던 A씨는 정말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같은 시기에 국내 주식형 펀드를 가입했던 친구는 20%를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A씨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수익률로 배가 아팠기 때문.
A씨는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원이 일본은 단카이 세대의 퇴직으로 연기금이 모두 주식으로 몰려와 주식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던 말만 믿고 일본 펀드에 가입했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 8%.
그러던 중 A씨는 과감히 펀드를 해약했다. 매달 50만원씩 약 1년간 부은 펀드의 원금은 600만원. 그러나 A씨가 찾는 돈은 550만원에 불과했다. 차라리 이 돈으로 적금을 부었으면, 요즘 금리로 36만원의 이자가 붙을텐데...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러나 A씨를 더욱 더 짜증나게 만들었던 것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인데, 원금도 까먹은 마당에 세금이 웬 말이냐는 생각이 들어 무척 화가 났다.
□해외펀드 환헤지하면 세금 덜 낼 수도= 지난해 6월부터 해외펀드에 대해서는 비과세(2009년말 한시 적용)가 적용되고 있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익이 난 경우에는 세금을 내야 한다.
해외펀드에서 수익이 나는 부분은 주식매매와 환차익, 채권·배당 수익으로 이 중 주식매매에 관해서만 비과세되고 있는 실정. 만약 환차익이나 채권·배당에서 이익이 나게 되면 주식의 오르내림과 관계없이 세금을 내야하는 것.
특히 주식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환차익으로 인해 세금을 내야 하는 해외펀드는 일본펀드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 엔저현상으로 원엔 환율이 760원에서 최근 860원으로 엔화 강세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즉 A씨는 일본펀드의 주식매매 부분에 대해 마이너스 수익률로 원금까지 까먹었지만, 엔화 강세로 환차익이 발생해 환차익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했던 것.
더구나 일본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많다고 알려져 환차익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은 고스란히 세금을 내야하는 경우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환헤지를 했다면,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 크게 관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할 부분이 적어지게 된다.
물론 펀드 수익률이 좋고, 환차익으로 수익을 얻어 세금을 내는 부분보다 이익이 났다면 환헤지를 한 것이 억울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환차익이 원금손실을 보전하지 못할 때는 환헤지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환헤지를 하게 돼도 환차익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하지만, 환헤지를 하게 되면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환차익이 본전이거나 크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