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출범과 함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간 업무 분담 문제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국회 상임위 전문위원실에서 금감원이 감독규정 제.개정에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감원에 조직.예산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금융위와 금감원이 견제와 균형 관계로 존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현성수 수석전문위원은 27일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실제 감독집행을 수행하는 금감원이 감독에 관한 규정의 제.개정 업무에 일정부분 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위의 소관 사무 중 감독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금감원에 위탁.위임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금감원은 이 범위에서 감독정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기구 설치법안은 그대로 통과시키되 추후 대통령령으로 일부 권한을 금감원에 위탁.위임하자는 의견이다.
과거 금감원은 금감위의 업무를 보좌하는 형태로 금융회사에 대한 인.허가, 제재, 감독규정 제.개정 등에 관여했지만 금융위원회 출범으로 이런 기능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다른 국회 재경위 관계자는 "1천700명의 인력을 보유한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에 비해 훨씬 큰 조직으로서 실제 현장과 훨씬 가까워 각종 사실관계 확인, 규정의 제.개정.완화 등에 대해 좀 더 전문성 있는 지식을 갖고 있다"며 "금감원이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전문위원 역시 보고서를 통해 "이번 감독기구 개편으로 금감위의 위상이 높아지고 금감원의 기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위에 정책과 감독기능을 모두 부여하면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금감원에 조직.예산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금융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해 견제와 균형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와 금감위는 그동안 금감원이 감독정책 집행 뿐 아니라 금감위 소관인 인.허가, 제재, 감독규정 제.개정 등 행정 권한을 사실상 행사한 결과 조직.예산이 방만하게 늘어나고 금융회사와 유착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와 금감위는 금융정책의 책임성을 확보하려면 대통령.국회에 책임을 지는 금융위원회가 최종권한을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