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재판 '날선 공방'…현장검증 가능성-조세일보모바일

전씨 변호인측, CCTV테입 등 7가지 항목 내달11일 현장검증 요청

부하직원인 정상곤 前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80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군표 前국세청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30일 결심공판으로 열린 5차 공판에선 검찰과 전씨측 변호인이 증인을 사이에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공판에선 전씨 측 변호인이 무죄를 주장하며 증거물로 제시한 CCTV 복원테입의 증거력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측이 대치, 변호인 측의 현장검증 요청에 따라 결심공판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0일 전군표 前국세청장에 대한 5차 공판에선 권춘기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해 이병대 부산지방국세청장, 원정희 국세청 총무과장, 오호선 비서관, 최수미 비서 등 국세청 인물들이 대거 증인으로 나섰다.

제일 먼저 증인석에 나선 이병대 부산청장은 "정상곤씨를 면회하면서 가정사와 건강문제를 분명히 물었는데, 그런 것을 묻지 않아 진술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다"며 "정씨에게 한 말은 1억원의 용처가 정치권으로 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한 말"이라고 증언했다.

두 번째 증인으로 나선 권춘기 중부청장은 "국세청에 전별금 관행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라고 짧게 말하고, "광주청장과 중부청장을 하면서 유선으로 보고할 뿐 개별적으로 독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감사 경비는 예산으로 하고 약 150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안다"며 "청장실에서 1000만원을 전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증언했다. 또 정씨가 돈을 준 시점과 관련 연찬회와 체육대회를 착각한 것과 관련 "착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장 집무실에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권 청장은 "일반적으로 청사까지는 가지고 들어가지만 대기실에 가방을 두고 집무실에는 필요한 서류만 가지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오호선 국세청장 비서관이 나와 증언을 할 때 감정이 북받친 전 청장이 울음을 터뜨리는 상황도 연출됐다.

오 비서관은 "정상곤씨는 개별방문을 하지 않았고 유선으로만 보고했다"며 "청장시절 정씨의 보고건수는 다른 지방청장보다 많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국세청에 설치된 CCTV는 (청사출입자들이)100% 잡힌다"며 "정씨가 국세청에 들어왔을 때 봉투를 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4번째 증인으로 나선 원정희 총무과장은 "국세청에 설치된 CCTV는 모두 34대"라며 "몸을 수그리거나 발을 꺾어 기형적으로 기어오지 않는 한 CCTV에 거의 들어온다"며 "CCTV 테입을 복원한 결과, 돈을 줬다는 10월 10일에는 정씨가 국세청에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증인으로 나선 최수미 비서는 정씨가 취임식날 청장 접견실 쇼파에서 대기했다는 것과 관련 "(쇼파가)치워져 있어서 정씨 주장은 다르다"며 "청장 취임일 하루 전인 7월17일 첫 출근을 한 터라 정상곤씨를 모른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그러나 지방청장이 올라오면 독대가 일반화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 설전에 불을 붙였다. '독대'의 의미를 아느냐고 따지는 변호인과 단둘이 만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검찰의 주장 속에 최씨는 '단둘이 만나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대립이 격화됐던 부분은 CCTV의 증거력 문제. 검찰은 CCTV에 사각지대가 있음을 지적한 반면, 증인측은 기형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맞받아치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변호인 측은 CCTV와 정씨가 진술했던 국세청에 다른 통로의 존재여부, 접견실 구조, 서울역에서 국세청까지의 이동경로, 국세청에서 여의도까지의 이동경로에 대한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정상곤 부산지방국세청장 시절 총무과장을 지냈던 안광원 동울산세무서장의 증인도 함께 신청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현장검증은 검찰과 변호인이 협의해 2월4일까지 요청여부를 알려오라"며 "재판부는 이후 현장검증 채택여부에 따라 오는 2월11일을 현장검증일로 하든, 결심공판을 하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5차공판은 오후 2시부터 7시22분까지 장장 5시간22분간 진행됐다.

전군표 재판 '날선 공방'…현장검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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