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동조합, 김석동 차관 내정에 '발끈'
새 정부의 주요부처 중 유독 초대 금융위원장에 대해서는 유력 후보 없이 누가 될 것이라는 하마평만 무성한 상태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만 9명에 이른다.
금융위 위원장 후보는 크게 ▲금융기관장 출신 인사 ▲대학교수 ▲관료출신 인사 등으로 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기관장 출신으로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성원 미국 LA 한미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약점 하나씩을 갖고 있거나 본인이 고사하는 등 유력 후보군이 잡히지 않고 있다.
황영기 전 회장은 삼성비자금 사건과 연루돼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 금융실명제 건으로 중징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정책 및 감독 전반을 총괄해야 할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기에는 도덕성 논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행장은 초대 한국씨티은행장으로서 부진한 영업실적과 껄끄러운 노사관계 등의 약점을 갖고 있으며, 김승유 회장과 손성원 행장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대학교수로는 어윤대 고려대 전 총장과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거론된다. 어윤대 총장의 경우 교육과학부장관에서 탈락함에 따라 금융위원장으로 급부상하는 듯했지만, 부인이 위장전입으로 땅을 샀다는 의혹으로 장관 내정에서 물러났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금융위원장도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백용호 교수는 초반에는 금융위원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으나, 현재 새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관료 출신의 김석동 차관,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 김용덕 현 금감위원장도 금융위원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김석동 차관이 내정될 경우,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과 함께 경제금융 정책을 모두 재경부 출신 인사가 총괄한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어제(18일) 성명서를 내고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의 내정 가능성에 대해 "강만수 전 재경부차관의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과 함께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재경부 관료출신으로 채워 넣는다면 이는 경제 콘트롤타워와 금융콘트롤타워를 모피아가 완전히 장악하게 됨으로써 최강 관치금융의 결정판을 초래할 것"이라며 발끈했다.
또한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적당한 인사가 없다보니, 현재의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금융위원장이 되는 체제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금감원장으로는 현 이우철 부원장만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