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우리銀 '기관경고' …황영기씨 '주의적경고'

우리은행이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 금융실명법 위반 등으로 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와 약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황영기 前은행장 등도 주의적 경고 등의 조치를 받았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1일 제3차 정례회의를 열어 금융감독원의 우리은행 본점 및 삼성센터지점의 부문검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은행에 기관경고 및 과징금 부과,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금융실명법 위반 및 자금세탁 혐의거래 미보고 ▲차주(1059개)의 신용등급 임의 상향조정 등 ▲타 회사의 20% 초과 주식 담보대출(1040억원) 등 3개의 지적사항을 합해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금융회사가 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게 되면 증권거래법, 자산운용법 등의 대주주 요건에서 탈락하게 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모회사로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 영향이 크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차명계좌를 만들 당시 은행장이었던 황영기씨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에 상당하는 조치가 내려지는 등 관련 임직원 19명에 대해 귀책사유의 경중에 따라 '주의'~'정직 6월'로 차등 제재가 내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2007년 기간 동안 삼성센터지점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명의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를 위반했다. 이와 관련 금융정보분석원에 자금세탁 혐의거래 보고도 하지 않았다.

또한 우리은행은 지난 2006년~2007년 기간 중 본점 및 283개 지점에서 신용평가모형제시등급이 '요주의'이하인 1059개 차주의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PF 대출이 분양수입금 저조로 만기에 상환이 어렵게 되자 지난 2006년 자산운용사에 부동산펀드를 설정하게 해 매입하는 방식으로 191억7000만원의 대출을 우회적으로 연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3개회사에 대해 각 회사 발행주식의 20%를 초과하는 주식을 담보로 취득해 총 1040억원의 대출을 받아 은행법 제38조 제5호를 위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