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일 양일간 새정부 내각 각료의 인사청문회가 '비리의혹 각료'들에 대한 국민적 거센 공분 속에서 열린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문제 있는 각료를 경질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각료는 아예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통합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결과를 보고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청와대마저도 문제 각료 1~2명 경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심 역시 문제 각료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실정. 더욱이 공천갈등이 발생하면서 한나라당 내부는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문제 있는 각료를 계속 두둔한다면 ‘비리 내각’ 출범을 도왔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은 일부 계파들이 이 문제를 걸고넘어진다면 한나라당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문제 있는 각료의 경질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현재 문제 각료 경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일부는 이명박 정부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당청관계는 삐그덕 거리고 있다.
당초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당청 일체를 주장해왔지만 당청일체는커녕 균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내각 인선으로 인해 갈등과 대치 관계가 생기게 되고 급기야 청와대에 문제 각료 경질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출범 초반부터 당청 관계는 미묘한 갈등 관계를 표출하면서 당청 일체는 물 건너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재섭, 청와대에 문제 각료 경질 건의
한나라당은 문제 각료 교체를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대표 역시 문제 각료 경질에 대해 요구하고 나섰다.
강 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청문회에서 ‘아니다’ 싶으면 우리가 ‘불가’ 의견을 낼 수도 있다. 각료 후보자가 불법 투기를 해도 무조건 찬성이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며 “무조건 비호하지 말고 철저하게 검증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희룡, 땅 사랑한다면 농사짓지 왜 장관을…
대표적 소장파의 원희룡 의원은 연일 문제 장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원 의원은 2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층의 잣대가 고질병”이라며 “나만 나쁜 게 아닌데 왜 문제 삼느냐 식의 지도층의 무감각이 더 심각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지금 지역 임원을 뽑거나 아파트 대표를 뽑는 거라면 과거 부동산 투기를 문제 삼지 않겠지만 지금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들을 뽑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원 의원은 “장관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들로서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며 “그렇게 땅을 사랑하면 농사를 지으러 가야지 왜 장관을 하려고 하냐”고 반문해 박은경 환경장관 후보자의 “땅을 사랑해 절대농지를 구입했다”는 해명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이어 “청문회는 해야 한다”며 “언론이 검증하는 것도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그걸 검증하라고 있는 것”이라고 인사청문회가 개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갑, 비리 백화점 남주홍 자진 사퇴해야…왜 대통령 눈치 봐야 하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용갑 의원은 26일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엄청난 하자있다”며 “국민이 도저히 못 받아들일 인사”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제대로 지적을 해 바로잡아야 하는데 왜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나”고 반문하면서 “과거 열린우리당이 여당일 때보다 못한 것 아니냐”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김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남주홍 후보자는 도덕성에 하자가 많고 국가관이 결여돼 있으며 불법 탈법 등 비리의 백화점을 보는 것 같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남 후보자는 단지 학자로서 좌파정부 통일정책에 강한 비판을 했다는 것 이외에는 너무나 많은 결격 사유를 갖고 있다”며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인사능력에 대해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인사를 이 대통령은 'The Best of best'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The worst of worst'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진화, 문제 각료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돼
고진화 의원 역시 경질의 목소리를 높혔다. 27일 오전 < CBS 라디오 >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는 정부 만들겠다고 했는데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문제에 있어 그런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화의 결과로 국민들이 도덕적 결함 등에 대한 잣대가 많이 높아졌는데 이런 잣대에서 정부가 국민들과 괴리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늦을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는데 이 문제를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도 내부 혁신하겠다는 원칙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문제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남경필, 문제 장관 자진사퇴하라
남경필 의원 역시 문제 장관들을 향해 자진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의원은 27일 <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 >에 출연해 “아무래도 자진사퇴를 본인들이 한다면 여러 가지로 좋은 모양 아니겠나 판단한다”고 말해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이어 “야당의 지적이나 여론의 질타, 이런 것들이 결코 그냥 지나치기에는 좀 큰 것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인물부족론’에 대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인물을 키워낸 기준들이 일반 국민이 원하는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그동안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에 요구했던 잣대를 이번에 대부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병국 의원도 마찬가지로 주문했다.
정두언, 수도권 민심 요동치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으로 인해 수도권 표밭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내각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로 이뤄지고 있다”며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수도권 표밭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며 “세상에 거저먹기는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나는 당초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하듯 한나라당이 대선승리의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을 한다고 믿지 않았다.”면서 “이는 우리 모두가 알듯이 민심은 격변하는 것이며, 국민은 권력이 오만하다 느껴지면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