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작년 수익 '짭짤'…태안 피해보상은 '글쎄'

지난해 12월 삼성특검문제로 정국이 시끄러웠을 때 공교롭게 일어났던 태안 기름유출사고에 연루된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4853억8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 2006년 1540억9700만원 보다 3312억8900만원 더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무려 215%나 성장한 것.

회사는 그러나 허베이호 유조선의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선 '대차대조표일(=결산일) 이후 발생한 중요사항'으로 "피해지역 발전기금으로 100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고만 밝혔을 뿐, 2007년 감사보고서에 주민피해보상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기름유출지역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은 우선 기름을 유출시킨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 측에서 1차 배상책임을 지고, 유조선 측은 사고를 일으킨 해상크레인의 고의여부를 가려내 삼성중공업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 삼성중공업의 해상크레인이 고의에 의해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질 경우, 회사가 부담할 배상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

삼성중공업은 2일 내놓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2007년 회사 매출액은 8조5191억원으로, 이는 2006년 6조3517억원보다 2조1674억원 많은 34% 성장한 것"이라며 "국내 매출은 줄어든 대신, 수출실적이 크게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지난해 부담한 법인세도 1406억7400만원으로 2006년 438억4000만원보다 968억3400만원(221%) 늘었다.

회사는 지난해말 일어난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법적 피해배상절차와는 별도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피해지역 발전기금으로 10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이 대차대조표일 이후 발생한 주요사항"이라며 "이 내용은 감사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