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동으로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납품단가 연동제의 합리적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경실련 중소기업위원장인 최용록 인하대 교수는 "기존 제도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납품단가의 불공정한 관행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거나 탁상행정으로 안일하게 대응해 대.중소기업 상생의 발전기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최 교수는 최근 대.중소기업 불공정 거래 해소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해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일방적인 단가인하 압력에서 벗어나 선진형의 혁신적 사업파트너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최 교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과 관련한 중소기업중앙회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정책의 취지에 맞고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 명시적인 납품가 연동제의 법제화가 타당성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이 명시적인 법조항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원가 산정을 강제할 것을 대비해 중소기업원가계산센터를 법제화해 객관적인 중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항을 하도급법에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또한 정부가 발주한 공사에 대해 원도급자뿐 아니라 이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중소기업도 단가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것과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징벌적 제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숙명여대 박정구 법학과 교수는 "하도급법에 연동제 관련 조항의 신설에 대해 기본적인 취지를 공감한다"며 합리적인 납품단가 조정폭을 정하기 위해 가칭 '하도급거래 공정원가 계산전문기구'를 설치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승일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산업별 적정 단가 심의위원회'를 두어 그 결정을 불공정행위 판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병욱 산업본부장은 "가격은 경쟁원리에 따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가 납품거래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저해하고 시장질서를 왜곡할 우려가 있어 납품단가 연동제의 의무화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산업본부장은 이에 따라 "'표준하도급계약서' 등 기존 제도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보다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