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진퇴양난..성장둔화-인플레이션 사이에 갇혀"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수장들이 고유가에 이어 최근 쌀값 등 곡물가격까지 치솟고 있는 것과 관련, 물가급등의 충격이 세계빈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10일 IMF와 세계은행 봄 연차회의를 앞두고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06년 이후 곡물가격이 48%나 상승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그동안 거둔 빈곤퇴치의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우스-칸 총재는 특히 "세계는 얼음과 불인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의 사이에 사로잡혀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왔다"고 강조해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중대한 위협으로 등장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물가상승은 어린이들에게 먹을 음식이 줄어들고 육체적 정신적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7년간 국제빈곤 축소를 다시 되돌려 놓을 수 있고 점점 더 위급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 총재는 곡물가격 상승은 33개국에 소요사태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하고 미국과 다른 선진국가들이 유엔의 식량원조를 위해 5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곡물가격이 적어도 2015년까지는 비교적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식량원조를 2배로 늘려 8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트라우스-칸 총재는 미국이 IMF가 권고한 은행규제와 감독방안인 `금융부문 평가프로그램(FSAP)'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IMF가 금융위기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스트라우스-칸 총재는 대부분 유럽국가들은 FSAP에 명시된 조치들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IMF는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올해 세계경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여진이 아직 계속되고 있는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 둔화의 여파로 2007년의 4.9%보다 1.2%포인트나 떨어진 3.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09년의 세계경제 성장도 올해와 비슷한 3.8%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