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金)' 사업자 관리·감독 대폭 강화
'금 전용계좌·매입자 납부제도' 시행
전용계좌 지정금융기관…'신한은행' 선정
최근 2, 3년 동안 1조원이 넘는 부가가치세 탈세가 자행된 것으로 밝혀진 금지금 업계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금 사업자들은 앞으로 금거래 자체를 전용계좌를 통해서만 해야하는 등 사업자 스스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금지금 사업자에 대한 '금거래 전용계좌 제도'와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가 각각 시행된다. 이 제도들은 지난해 세법 및 세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확정된 제도들이다.
금거래 전용계좌제도와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는 상호 연계된 제도.
특히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는 일반 재화의 경우 '매출자'가 매입자로부터 받은 부가세를 납부하는 방식을 뒤집어 매입자가 부가세를 납부하는 독특한 방식의 제도다.
이 제도들이 시행될 금지금 및 금제품 매입자는 매출자가 특정은행에 개설한 '전용계좌'에 거래대금과 이에 상당하는 부가가치세를 입금하면 은행이 부가세 상당액을 정산해 국고에 납부하고 매입세액은 매입자에게 되돌려 주게 된다.
□ 금사업자들 얼마나 탈세했길래…=금지금 업계의 탈세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에 산재한 금지금 업체를 세무조사해 1조7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탈루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한 업체 모두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현재 고발된 금지금 업체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계속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7년 6월말까지 총 195개 금지금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이들 업체가 탈루한 세금(부가가치세 등) 1조7274억원을 추징했다.
1개 업체당 평균 88억여원의 세금을 추징한 셈.
연도별로 보면 2003년 10개 업체, 2004년 26개 업체, 2005년 31개 업체를 조사해 각각 1000억원, 5142억원, 4064억원을 추징했다. 지난 2006년에는 총 110개 업체를 조사, 5666억원의 탈루세금을 찾아내 과세했다.
지난해 6월 현재까지도 국세청은 18개 금지금 업체를 조사해 1042억원을 과세하고 조사한업체 전체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 전용계좌+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 '거래투명성 제고'=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탈세온상'으로 인식되어 오던 금지금 업계의 투명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반강제적 형식이지만 사업자들 스스로가 투명성 제고에 앞장서는 형태나 다름없다.
이 제도들을 도입한 근본적 배경은 금지금 업계의 고질적인 탈세루트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서다. 그 동안 '폭탄업체'로 불리는 부가세 탈세전담 유령회사를 세워 일부 매출자들이 부가세를 국가에 내지 않은 채 사라져 버리는 등 폐해가 심각했다.
이 제도들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적절한 입찰과정을 거쳐 금지금 전용계좌를 전담해서 취급할 지정은행을 선정했다. 국세청은 지정은행으로 '신한은행'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금지금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신한은행에 거래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하며 신한은행은 금지금 사업자들이 전용계좌에 입금하는 대금에 대한 부가세 납부·환급 업무를 납세자와 국세청을 대신해 집행하게 된다.
현재 국세청은 지정은행 선정을 포함한 제도 시행과 관련한 사항을 결정해 행정예고한 상태. 관련 업계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 제도 시행을 인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는 사업자들의 세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매출자에 한해 직전대비 (매출액)증가분의 50%·당기이용분의 5% 세액공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