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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초 김기주 전 국세청 감사관이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청 안팎에서는 그의 부임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었다. 설왕설래의 한 가운데에는 이런 평가도 있었다. "타향살이하면서 얼마나 힘을 펼칠 수 있겠습니까. 이번에도 그럭저럭 임기만 채우고 떠나겠지요. 객지(客地) 생활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 않나요" 이 같은 평가는 일견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해소되지 않은 현실에 근거를 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정적인 평가라고 볼 수 밖에 없지만 그 동안 타지역 지방청의 장으로 부임한 이들이 짊어졌던 운명과도(?) 같았다는 시각이 많다. |
향피제(鄕避制) 인사방침에 따라 지난 1일 강원도 출신으로 호남지역 세수를 총괄하는 세정총사령관으로 부임한 김기주 광주국세청장을 둘러싸고 이 같은 평가가 흘러나온 것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
그러나 김 광주국세청장은 이 같은 우려의 시각들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취임 초부터 바짝 고삐를 당기는 행보를 보였다. 그의 파격적인 행보는 광주국세청장 취임 첫 날부터 이어졌다.
이례적으로 그는 취임식 직후 광주국세청 1번지 세무서인 광주세무서 순시에 나서 일선 현장에서 업무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등 '현장중심 세정'을 펼치기 위한 발걸음 내디뎠다.
또 올해 국세청 핵심업무 가운데 하나인 국민신뢰도 향상 목표 달성을 위해 1700여명의 광주국세청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적극적인 업무협조를 당부하고 '광주청의 국민신뢰도가 10% 향상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취임한지 2주가 지난 현재, 그는 관내 경제단체장을 만나 세정지원책을 마련하고 지역 기관장들을 면담하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는 등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김 광주국세청장은 1956년 강원도 명주에서 태어났으며 명륜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야전 지휘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1983년 사무관으로 특채돼 국세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주로 조사와 감사분야에 몸담은 그는 1997년 서기관으로 승진이후 군산세무서장, 중부청 조사1국2과장과 총무과장, 서울청 조사3국3과장, 국세청 감찰담당관을 지냈다. 2005년 부이사관 승진 후에는 국세청 심사1과장과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지냈다.
2006년 국세청 감사관으로 보임, 일해 왔으며 지난 4월 초 고위공무원단 인사를 통해 광주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다.
그는 이 지역 세정여건에 낯설어 국세행정을 이끄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에 대해 "광주청 간부들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열심히 업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며 "주변에서 우려하는 것들은 노파심에 불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현재 납세자의 불만사항, 어려움 등을 여러 채널을 가동해 파악 중에 있다"며 "이 달 말까지 안건을 취합, 타운미팅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오는 5월부터는 국세청이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청 직원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업무파악을 위해 당분간 휴일에도 광주에 머물면서 적응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요새 유행하는 '노 홀리데이(No Holiday)'선언을 한 셈.
이처럼 일에 대한 욕심이 많다 보니 그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늦어져 부임 이후 광주국세청 종사직원들도 덩달아 퇴근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여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도 없지않다.
그러나 공사가 분명하고 소탈한 성격에 몸을 아끼지 않는 관리자로서의 모습을 솔선수범하고 있는 김 광주국세청장의 성품이 시간이 흐르면서 광주국세청 종사직원들에게도 전파, '한번 해보자'는 바람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납세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 경제여건이 열악한 것을 감안해 실질적인 세정지원을 펼쳐 지역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세정운영을 하겠다고 밝힌 김 광주국세청장.
전임 광주청장들의 임기가 모두 단명했다는 점에서 김 청장도 그들의 전철을 밟을 경우 조직 장악력이 떨어져 자칫 '힘없는 청장(?)'이 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씻어내고 지역 토착세력과 유착의 고리를 차단하는 등 그만의 색깔을 가진 행정을 펼쳐 나갈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