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품질관리감리를 어느 회계법인이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회계감리위원회를 금융위원회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느라 지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6일 "품질관리감리를 받아야 할 곳을 감리위원회에서 결정을 하게 되는데, 감리위원회 등을 금융위로 옮기는 문제를 논의하느라 (품질관리감리 대상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작년의 경우 4월경 품질관리감리를 받을 8개 회계법인을 정해 현장 감리에 들어갔다. 작년대로라면 지금쯤이면 현장 감리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감리를 할 회계법인조차 선정하지 못한 것.
금융위는 금감원에서 관할하는 제재심의위원회, 회계감리위원회, 회계제도심의위원회를 넘겨달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금융위와 금감원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려 합의점을 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 품질관리감리 대상 선정은 물론 현장감리 시작 시기는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모든 의결권이 금융위에 있는 만큼 위원회 등이 금융위 관할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감원은 기존까지 아무 문제없이 해왔던 일을 금융위 관할로 옮기게 되면 민원인만 불편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전에는 금감원장과 금융위원장이 겸직이어서 상관이 없었지만, 기관이 분리된 상태에서 금감원장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감독원에서 하는 모든 일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감리를 한다는 것이 조사를 한다는 것인데 조사를 해서 증선위에 올라가기 전에 한번 심의를 받는 것이 맞지, 금감원에서 조사한 것을 금감원 내부에서 따로 심의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금감원에서 감리를 한 모든 것을 각 사안에 따라 심의위원회와 감리위원회에서 피감리인이 의견을 진술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등의 3분의 2가 외부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금감원의 의견 개입은 불가능하다"며 "(피감리인이) 의견을 진술하게 되면 (금감원이) 제재했던 내용보다 더 경감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문제를 "기구가 의결하는 곳(금융위)에 있어야 하느냐, 실제 집행하는 곳(금감원)에 있어야 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위 관계자는 전혀 아니라는 반응을 보여 문제 인식을 달리했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너무나 분명해 금융위와 금감원에 각각 심의위원회와 감리위원회가 생기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피감리인은 금융위와 금감원에 가서 두 번 같은 내용을 진술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진술을 하는 것처럼 민원인(피감리인)의 진술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민원인의 권리가 확대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도 "금융위로 가게 되면(금융위 관할로 바뀌게 되면) 민원인 입장에서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