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검찰의 '무혐의 처분' 근거로 종소세 불복 심사청구…기각
"대금을 현금으로 주면 싸기도 하지만, 통상 금·은·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현금거래가 관행입니다. 특히 검찰청이 거래처의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결정을 했는데, 국세청이 가공거래로 봐 세금을 부과한 것은 억울합니다."
거래처가 자료상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종합소득세 837만원을 부과 받게 된 악세사리 제조업자가 '검찰의 무혐의처분'을 강조하며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감사원이 오히려 검찰처분을 의심하며 국세청 과세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져 관심이 모아진다.
감사원은 21일 "최근 악세사리 제조업을 하는 한 사업자가 검찰처분에도 불구 국세청이 실물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억울하다며 심사청구를 제기했지만, 심리결과 이를 기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악세사리 제조업을 하는 A씨는 또 다른 사업자 B씨로부터 2003년도 2기와 2004년도 1기에 모두 4142만원의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각각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회사 필요경비로 처리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의 세금계산서는 가공세금계산서라고 판단, 지난해 5월 A씨에게 837만원을 경정·고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거래처로부터 원재료를 구입하고 그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했을 뿐"이라며 "국세청이 거래처를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관할 검찰청은 '혐의 없음'으로 결정했는데, 실물거래를 인정하지 않은 과세는 부당하다"며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냈다.
감사원은 결정문(감심 제107호. 2008. 4. 10.)에서 "A씨의 거래처인 B사업자는 지난 2001년 개업해 2004년 폐업한 곳으로 2003년도 2기와 2004년도 1기 총매출액은 14억9867만원이지만, 같은 기간 총매입액은 9926만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B사업자는 매출 급변동자여서 국세청이 부가가치세 추적조사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사업장은 폐업해 사업당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없을 뿐더러 12개 거래업체와의 거래 65매 13억여원은 실제 거래사실을 입증하는 금융자료가 없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A씨가 주장하는 금융자료에는 2회에 걸쳐 부가가치세 상당액인 414만원만 입금된 것이 확인될 뿐"이라며 "이 때문에 국세청도 A씨가 부가가치세 상당액만 자료수수대가로 지급한 것을 정상거래로 보지 않은 것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특히 "경찰청은 B씨가 증빙자료를 모두 폐기함에 따라 9개 거래처에 거래사실확인서를 제출 받아 이들에게 유선으로 확인서 내용이 사실이라는 진술을 들었다"며 "그 결과 '범죄를 인정할만한 입증자료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결정을 했다"고 꼬집었다.
'범죄를 인정할만한 입증자료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이라는 의견으로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자, 관할 지방검찰청장은 경찰의 의견만 믿고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결정을 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사후에 제출 받은 거래사실확인서에 대해 관계인들의 진술만을 근거로 문제의 세금계산서를 실물거래를 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에 따른 검찰 처분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감사원은 "세금계산서대로 실지거래가 있었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것은 이를 주장하는 A씨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며 "A씨가 제시한 증빙은 믿을 수 없는 만큼, 국세청 부과처분이 부당하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