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 첫 해였던 2003년 8월, 정부는 임기 내에 이끌어갈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당시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도입, 부동산 보유세제 강화, 법인세 및 근로소득세율 인하, 특별소비세 항목 축소,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 등 굵직한 방안들이 담겨 있었고, 이들 방안들은 대부분 실제로 정책에 반영됐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도 '근본적 세제개편'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과제를 짜기 위해 연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최종안은 오는 8월경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될 근본적 세제개편방안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밝힌 감세방안을 비롯해 세원투명성 제고와 조세정책 선진화 등을 큰 방향으로 해서 전 세목에 걸쳐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동안 묵혀왔던 각종 조세정책 과제들도 모두 꺼내서 과거에 추진하지 못했던 이유, 해외 사례, 실효성 문제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정부는 과세 형평성 제고를 위해 지난 1990년부터 끊임없이 논란이 돼 온 서화·골동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문제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쟁점 사항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서화·골동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문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근본적 세제개편 작업중에서도 무작정 세금을 줄여준다는 '감세' 일색의 내용과는 다른 것으로 그동안 정치권이나 업계의 압력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과세 정상화방안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런 점을 간파했는지 재정부에서는 관련 보도 이후 3시간만에 서둘러 "개인의 서화·골동품 양도차익 과세에 대해 현재까지 검토한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복수의 재정부 관계자들은 "검토하는 것은 우리가 밥먹듯이 매일 하는 일"이라며 "서화·골동품 과세문제를 비롯해 다른 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한 관계자는 재정부의 해명내용과 사실이 다른 이유에 대해 "서화·골동품 과세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검토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관련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 과세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화·골동품에 대한 과세 문제는 단순히 몇몇 고가의 소장품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문제도, 특정 업계만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다. 무작정 덮어두는 게 능사가 아니라 성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대다수 납세자들과의 형평성 측면을 최우선 순위로 해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