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307조원의 국내 최대 금융그룹답게 회장과 행장 후보로 10명이 넘는 인사가 거론될 정도로 하마평이 무성하다.
금융업계는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인선과 관련해 회장과 행장의 겸임 가능성과 내부 출신 인사의 선임 여부 등을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 우리銀도 공모 착수..내달 초 윤곽 =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17일 신문에 공고를 내고 차기 행장 공모를 시작했다.
행추위는 19일부터 28일까지 우편과 이메일, 직접 제출 등의 방식으로 서류를 접수한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회장 모집 공고를 내고 23일까지 서류 접수를 한다.
회추위와 행추위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후보를 2~3배수로 압축한 뒤 최종 인사 검증을 거쳐 이사회에 내정자를 보고할 예정이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한 만큼 차기 회장과 행장의 윤곽이 이르면 각각 이달 말과 다음달 초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회장.행장 겸임 여부 주목 = 회추위와 행추위가 동시에 구성돼 CEO 공모에 나서면서 회장과 행장 분리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미 행장 지원자들로부터 서류를 받은 상태에서 회장과 행장의 겸임을 선언하며 행추위를 해체할 경우 인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황영기 전 회장이 행장을 겸임했을 때는 회장 후보를 선임한 뒤 회장과 행장의 겸임을 확정하고 행추위를 구성했기 때문에 혼선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회장과 행장의 분리를 확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겸임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예보는 작년 우리금융 회장 후보를 공모하기 나흘 전에 회장과 행장 분리 계획을 미리 발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아직 회장과 행장 분리 또는 겸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예보의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예보의 몫임을 전제로 "별도 언급이 없으면 회장의 행장 분리 체제가 유지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적절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겸임 가능성도)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하마평 무성 =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인사가 CEO 자리에 앉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 자리는 그동안 모두 외부 인사들의 몫이었다.
특히 올해는 회장과 행장이 취임 1년 만에 급작스럽게 사퇴하게 되면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내부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현재 내부 출신으로는 우리은행에서 32년간 근무한 이팔성 전 우리증권 사장이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민유성 리먼브라더스 한국대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내부 출신 은행장 후보로는 이순우.송기진.김종식 부행장, 이종휘 전 수석 부행장, 김경동 우리금융 수석 전무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외부 인사로는 경제 관료 출신인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손성원 전 LA한미은행장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이 전 행장과 민 대표, 하 행장, 손 전 행장 등은 산업은행 총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고 일부 인사는 경남은행장이나 광주은행장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 산은 총재 인선과 우리금융 CEO 인선 간에 역학 관계도 관심거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어서 CEO 인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큰 편"이라며 "회장과 행장의 분리 여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