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으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등이 공사관련 토지보상금을 주면서 국세 체납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국세체납·결손자 74명에게 183억원의 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돼 말썽을 빚고 있다.
대한주택공사와 SH공사 그리고 한국토지공사 등은 토지 등의 소유자와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시점의 체납 여부만을 확인토록 내규를 정했을 뿐, 대금 지급시점에서 체납·결손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규정은 아예 없었다.
23일 감사원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2004년 2월 국세 4억1686만원을 체납해 토지보상금을 받을 수 없는 서울 강동구의 A씨에게 체납·결손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6억9547만원을 주는 등 29명의 체납자에게 42억596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또 SH공사도 2005년 10월 국세 2억7322만원을 체납해 보상금을 받을 수 없는 서울 마포구에 사는 B씨에게 토지 등의 보상금 8368만원을 그대로 지급하는 등 총 8명의 체납자에게 13억26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특히 한국토지공사도 총37명의 국세 체납·결손자에게 127억6761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던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드러나, 보상금을 줄 땐 반드시 수령자의 체납여부를 확인하라는 감사원의 통보조치를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은 공사를 발주하고 계약자 등에게 공사대금 등을 지급할 때에는 계약자 등으로부터 납세증명서를 제출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제출 받은 납세증명서가 납세자 명의인지 여부와 유효기간 내의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
그러나 한국토지공사는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 하도급 공사대금 지급과 관련해 4억1500만원을 체납한 사업자에게 납세증명서를 제출 받지도 않고 6776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해 세금을 거둘 기회를 날려버렸다. 6776만원을 받았던 사업자는 체납세액이 나중에 결손 처분됐다.
납세자가 공사대금을 청구하면서 납세증명서를 위조해 제출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사대금을 지급해 물의를 빚은 공사도 있었다.
대한주택공사가 아파트 건설공사관련 공사의 하수급자인 서울 강남구의 A사와 경기도 수원시의 B사에게 지급한 하도급 공사대금에 문제가 있었던 것.
A사는 공사대금 청구와 관련 국세 2억7963만원이 체납돼 납세증명서 발급을 받지 못하자 마치 세무서장 명의로 발급된 것처럼 납세증명서를 7회에 걸쳐 위조해서 제출했는데도, 공사는 이를 알지 못한 채 공사대금 2억870만원을 지급했다.
B사도 3억원 가까운 국세를 체납해 납세증명서를 발급 받지 못하게 되자 세무서장 명의로 발급 받은 것처럼 납세증명서를 위조하여 제출했고, 공사는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공사대금 8400만원을 지급했다는 것.
하도급 공사대금 2억870만원을 받았던 A사와 관련해선 국세청이 조세채권에 충당되지 못한 채 무재산을 사유로 결손 처분됐고, B사에 대해서도 무재산을 이유로 결손 처분돼 결국 납세증명서를 제대로 확인 못해 2억9270만원 조세채권이 날아갔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한국도로공사 건설사업단도 서울 강남의 C사에 공사를 발주한 것과 관련 4회에 걸쳐 위조한 납세증명서를 제출했는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8회에 걸쳐 공사대금 19억원을 지급했다는 것. C사에 대한 체납세액 2억8942만원이 2006년 결손 처분돼 아쉬움을 남긴 것.
SH공사는 지난 2006년 서울 중랑구의 D사에게 임대아파트 도배 및 바닥재 교체공사를 맡기고 공사대금을 줄 때, 이 회사가 국세 6000만원을 체납해 3회에 걸쳐 위조한 납세증명서를 제출한 것을 알지 못해 공사대금 4억원을 지급했다. 이 업체 체납세금도 결손 처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