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요원은 '자긍심·실력·청렴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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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조사반'은 기업을 갑의 위치에 놓지만 '어설픈 조사반'은 기업을 을의 위치에 놓습니다. 현재 국세청에 근무하는 조사요원들은 갑(기업)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최대한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지난 16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하면서 직원들이 준비한 연극(당신은 프로조사공무원 It's you)을 통해 ‘바람직한 조사공무원상’을 제시했다. |
이날 연극은 [조세일보 TV]를 통해 전국의 국세공무원들과 그리고 세무조사를 직접 받아 본 기업체로 퍼져나가면서 연극에 출연한 인물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가고 있다.
연극에서 베테랑 조사반장역을 맡은 천영익 서울지방청 감사관실 사무관을 조세일보가 만나봤다.
천 사무관은 "베테랑 조사반과 어설픈 조사반의 차이는 갑과 을의 위치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연극을 통해 '바람직한 조사공무원의 모습'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가에 매우 흡족해 했다.
천 사무관은 "베테랑 조사반과 반장은 하위직에서 출발한 세무공무원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현재 국세청 및 일선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베테랑 조사요원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 국세공무원으로서 조사경험은 얼마나 되는지, 조사현장에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조사반장 경험은 없지만 본·지방청 조사국에서 조사요원으로 4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납세자의 비협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였습니다.
특히 국제거래와 파이낸싱 등 신종거래에 대한 것을 풀어갈 때에는 여느 조사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요원들에게는 각자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웍을 빼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국세청 조사반의 팀웍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 전국의 많은 조사요원들이 연극을 통해 보여진 '베테랑 조사반'을 꿈 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극에 나선 계기가 있다면?
=조사반은 아니지만 상황극(어설픈 조사반장과 베테랑 조사반장)을 연출하자는 조사국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또 상황극에 참여하는 대부분 직원들이 젊고 한 때는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국세청 경력이 있고 그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면서 젊은 직원들을 멘토할 수 있는 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 연극이 주는 의미 또는 교훈은?
=어설픈 조사반장과 베테랑 조사반장이 주는 교훈이라면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 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즉, 어설픈 조사반장의 경우에는 조사착수 시 기업을 을로 놓고 자신을 갑의 위치에 놓습니다. 전혀 기업을 배려하지 않고 오직 조사를 위한 조사에만 치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베테랑 조사반장은 자신을 을의 위치에 놓고 기업을 갑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조사반장은 회사의 내부사정이 있을 경우 조사착수시기를 배려할 뿐만 아니라 회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때에는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세무조사를 진행합니다.
▲ 현재 국세청 조사국의 조사반들은 베테랑 조사반에 가까운지 아니면 어설픈 조사반에 가까운지?
=상황극을 통해 등장한 어설픈 조사반장은 과장된 면이 큽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분명 어설픈 조사반장의 캐릭터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현재는 베테랑 조사반장으로 진화해 가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베테랑 조사요원 또는 조사반장이 되기 위해서는 조사착수 이전에 피조사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한 후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국세청과 일선서 조사요원들만 보더라도 상당 수가 베테랑 조사반에 근접해 있다고 확신합니다.
▲ 연극에 등장한 베테랑 조사반장과 어설픈 조사반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테랑 조사반장은 하위직으로 출발한 세무공무원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상태에서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 있는 사람들보다 뛰어난 사람, 그것이 바로 모든 세무공무원이 추구하는 이상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리더쉽과 조사요원이라는 자긍심,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그런 부분을 두루두루 갖춘 인물입니다. 하지만 어설픈 조사반장은 이와는 반대로 이기적인 인물이고, 매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 조사요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있다면?
=첫째는 자긍심이고, 두 번째는 실력, 그리고 세 번째는 청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사요원은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에 대한 자긍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울러 고도의 탈세수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실력이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 끝으로 조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마인드를 확실히 바꿔야 합니다. 세무조사는 기업경영을 스톱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한 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조사요원은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라는 인식과 함께 조사에 따른 집념과 자긍심이 있어야 합니다. 강한 프로근성을 갖춘 조사요원이 갈수록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