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싱글맘들에게 희망을 준 판결이라고 생각해요."
톱스타 최진실(40)이 두 자녀의 성(姓)을 '최'씨로 바꿔달라고 법원에 낸 신청이 29일 받아들여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저녁 늦게 연락을 받았다. 사실 중간에는 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도 했는데 이렇게 법원에서 받아들여줘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2004년 야구선수 조성민과 이혼한 최진실은 1월 말 법원에 아들 환희(7)와 딸 수민(5)의 성과 본(本)을 자신의 성과 본으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그는 "재혼을 이유로 아이들 성을 변경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유 불충분으로 기각이 될 수도 있다. 법원에 변경 신청을 한 후 힘든 순간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성씨 변경을 신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면 모순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신청을 4개월 만에 받아들였다.
최진실은 "얼마 전 판사님 앞에서 변경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 20~30분 정도 말씀을 드렸다. 당시 판사님이 '요즘 이혼한 부부는 서로 자녀 양육을 맡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말씀하셨다. 법원에서는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누가 양육하는지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제가 재혼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성씨 변경에 대한 이유가 불충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이들이 성이 다른 형제나 새 아버지 때문에 불편을 겪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의 친아버지가 재혼해서 살고 있고, 내 삶이 공인으로서 세상에 드러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내 성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과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묶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로써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환희와 유치원생인 수민이는 '조'씨가 아닌 '최'씨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는 "이제 법원에서 판결문이 송달되면 그것을 들고 가 구청에 신고하면 된다. 아이들이 이제 최씨가 됐다는 것은 우리 셋이 똘똘 뭉쳐 살아가라는 의미"라며 "법원에서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줬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전 페미니즘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여권 운동을 왜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에요. 저로서는 작은 돌멩이를 던졌을 뿐인데 파장이 큰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세상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오래된 관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불편하게 살고 있었거나 의문을 갖고 계셨는데 그것을 고쳤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어제 아이들에게 성씨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이미 그렇게 하기로 한 것 아니었냐'고 했다"며 웃은 뒤 "아이들의 성을 바꾸는게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다고 낳아준 아버지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거창한 뜻이 있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흔들림 없이 세상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유명인인 엄마를 뒀기 때문에 앞으로 감내해야 할 것에 대해 내성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