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최고위 분수령...별도입장 밝힐듯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달 15일부터 탈당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의 복당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강재섭 대표의 발언에 "5월말까지 결론을 내달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논의 시한으로 정한 이달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였던 전날 회의에서 강 대표가 "6월 중순부터 복당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금 쇠고기다, 유가다 민생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복당 문제를 갖고 왈가왈부할 시점이냐"면서 "5월말까지 결론을 내 달라고 한 만큼 가부간 결론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박 전 대표는 4.9 총선 직후인 지난달 11일 친박연대 및 친박무소속연대 당선자들과 회동을 갖고 "여러분께서 국민의 심판을 받으셨기 때문에 당연히 당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일괄복당 원칙을 밝힌 뒤 이달말까지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체적 로드맵에 대한 결론을 내 줄 것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박 전 대표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다음 최고위원회의 논의까지 지켜본 뒤 별도의 입장을 밝히고 더 이상 복당과 관련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내달초가 복당과 관련한 당내 갈등의 파고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다음 회의에서도 특별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표는 지도부와 주류측에서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명박 대통령 및 주류측과 냉랭한 갈등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이제까지 한번도 입장 변화가 없었고, 당에서 어떻게 처리하는 지 지켜볼 뿐"이라며 "홍준표 원내대표와 전날 통화에서도 이달말까지 일괄복당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지, 무엇을 거부한다든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원회가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거기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박 전 대표가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친박연대.친박무소속연대의 교섭단체 구성을 포함해 여러가지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강 대표나 지도부가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이달말까지 공적 기구에서 결론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왜 자꾸 묵살하느냐. 강 대표 혼자 뜻으로 이런다고 볼 수 없고, 이런 식의 태도라면 같이 당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 아니냐"면서 "복당 문제가 이번에 처리 안되면 불신이 더 깊어지는 것이고 자꾸 파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측근은 "다음달 15일부터 한다는 말은 어떻게 믿느냐. 그 때 되면 전당대회가 한참일텐데 최고위원회가 어떻게 소집될 것이며 이후 새 대표가 선출되면 말을 또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공식기구를 통해 분명한 결정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는 계속 저쪽의 진정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고 상황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친박연대 송영선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일괄복당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강 대표가 일단 15일부터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한 것은 일단 이달말까지 결론을 내달라는 요구를 어긴 것이며, 어쨌든 한나라당 결정을 지켜본 뒤 내주쯤 우리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친박연대는 이날 양평에서 1박2일 당선자 워크숍을 갖고 쇠고기 파동 및 복당 등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논의하며, 친박무소속연대도 내달 3일 국회에서 별도의 당선자 워크숍을 갖고 복당 논의 지연시 교섭단체 구성 등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