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와 관련해 유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지만 곡물 및 금을 포함한 기초금속은 수급상황 개선, 투기수요 감소 등으로 하향안정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은 3일 '국제원자재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향후 에너지, 곡물, 기초금속 및 금 가격 전망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 유가는 당분간 고공행진
보고서는 5월 국제원자재 가격은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원유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이 지난달 30일 현재 배럴당 127.35달러로 전월말 대비 12%, 연초에 비해서는 33% 상승했고, 중동산 두바이유도 119.91달러로 전월말 대비 13% 올랐다. 천연가스, 휘발유, 난방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월말 대비 각각 8%, 16%, 15%씩 상승했다.
보고서는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이 크지 않아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증산여력이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현재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등 주요 소비국들의 증산 요구를 거부했고, 전세계 원유생산량이 조만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피크오일'(Peak Oil) 가능성이 새삼 부각되면서 공급차질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의 경기둔화 추세에 따른 달러 약세로 인해 투기세력을 포함한 금융투자자금의 원유시장 유입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유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월말부터 고유가 및 경기둔화 가속화에 따라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면서 최근의 급등세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3월 차량운행거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하는 등 원유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 등 여러 국가들이 국내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유류 소비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 곡물.금 하향 안정세 전망
유가와 달리 곡물.금.기초금속 등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30일 현재 쌀 및 소맥 가격은 각각 6.39달러(부셸당)와 19.10달러(cwt당)로 4월말 대비 11%와 4.5% 하락했고, 옥수수 가격 역시 같은 기간 2% 하락한 부셸당 5.57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베트남 등 주요 쌀 생산국에서 수출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식량자원 민족주의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투기세력을 포함한 금융투자자금의 유입도 줄어드는 양상에 있어 곡물가격은 당분간 하향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5월말 기준 기초금속 가격은 니켈과 납이 전월 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5월 중순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하던 주석 가격도 월말에 하락세로 반전해 전월말 대비 13% 이상 떨어졌다.
아울러 구리 및 아연 가격은 4월말 대비 각각 7%와 10% 내려갔고 금은 5월말 기준 온스당 886.5달러로 전월말 대비로는 1% 상승했지만 사상 최고치인 3월14일(1천2.95달러)에 비해서는 12%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니켈 및 알루미늄, 아연, 납의 재고는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공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재고 증가세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금의 경우 신용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의견으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완화돼 투기세력의 금 선물 매수포지션이 줄어드는 추세에 있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향후 금 가격은 수요감소에 힘입어 하향 안정국면이 전개되고 기초금속 가격도 수요감소 우려로 전반적인 하향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구리와 주석 등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품목의 경우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