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에 월령표시 의무화 행정규칙 요구 검토"
정부는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방안과 관련, `자율규제협정' 방식의 적용을 추진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자율규제협정 방식이란 특정한 조건이나 수량을 수출국 업체들이 알아서 조절하는 형식으로, 흔히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치와 같은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 지난 81년 미국과 일본 간에 맺은 자동차 자율규제협정과 84, 89년 한국과 미국 등이 체결한 철강 자율규제협정이 대표적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면적인 재협상보다는) 자율규제협정을 통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과거에도 철강수출 부문 등에서 그런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먼저 1단계로 미국내 축산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금지를 자율 결의하고, 2단계로 국내 수입업자들이 수입금지를 결정하며, 3단계로 양측이 모여 최종 합의(협정)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나 합의 전까지는 쇠고기 수입이 계속 금지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미국의 메이저 축산업체 5곳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아는 데 이는 사실상 우리 정부의 조치에 반응을 보인 것"이라면서 "전체 쇠고기 수출물량 가운데 30개월 이상은 5%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국의 축산업자들이 판단을 할 것이다. 5% 때문에 95%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자율규제협정 도출 과정에 양국 정부가 행위의 주체로 참가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미국 소의 정확한 월령 확인을 위해 우리측이 미국 정부에 월령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행정규칙을 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단 요청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미FTA에 분명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FTA 반대론자들 입장에선 `안 그래도 싫었는 데 오히려 잘 됐다'며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확고한 반대론자들은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미국내 FTA 찬성론자들을 계속 잘 설득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