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합동감사반 대구지역 현장조사 결과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금융기관 대출과정에서 대출과 연계한 정기 적금, 연금 등의 가입을 강요받는 등 금융권의 불공정 대출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합동감사반과 대구시가 공동으로 지난해 경영안전자금을 지원받은 대구지역 777개 기업 가운데 종업원 50명 미만 영세기업 60곳을 임의로 선별해 일명 `꺾기' 등 금융권 불공정 대출거래 경험을 조사한 결과 33개(55%) 업체가 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경영안정자금은 자금난을 겪는 지방 중소기업을 위해 국가가 이자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긴급 수혈' 대출 자금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지적되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꺾기 관행을 유형별로 보면 정기적금 요구가 24건, 연금 3건, 펀드 2건, 보험 1건, 기타 3건 등이다.
불공정 대출 형태별로는 금융기관이 가입을 요구한 경우가 16건(49%), 대출업무 담당자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대출과정에서 적금 등의 가입을 요구한 사례가 15건(45%), 대출기업이 추후 금융거래 편의를 고려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입한 형태가 2건(6%) 등이었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대구지역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대출을 담당한 11개 은행 가운데 8개 은행이 이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감사반은 이 같은 사례가 대구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금융감독원에 현장조사 결과를 신고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키로 했다.
정부합동감사반 김경희 단장은 "이런 피해는 영세한 중소기업이 고스란히 떠맡을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과 까다로운 대출조건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적금, 연금 등의 형태로 가입하게 돼 기업의 재정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