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라면업계 직권조사 소식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0일 공정위가 라면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식품업계는 이번 조사가 "생필품 물가관리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이런 의도에서 조사가 시작됐다면 라면업계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해 했다.
그러나 이날 타깃이 된 라면업계는 "담합은 결코 없었다"고 일제히 '결백'을 호소했다.
시장점유율 70% 안팎을 기록중인 '신라면'의 농심은 "제품 평균 가격인상 요인이 소매가 기준으로 200원이었지만 지난 2월 일률적으로 100원씩 올리는 데 그쳤다"고 주장하고 "내부 경영합리화와 원가절감 등을 통해 원가상승 압박을 견디고 있는 상황인데 담합이 웬말이냐"고 억울해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재료값이 크게 뛴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통상 업계 1등인 우리회사가 가격을 올리면 2위 이하 업체들이 시차를 두고 인상해 온 게 그간의 관행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가격 인상 이후에도 원가상승 압박이 커져서 내부적으로는 쥐어짜면서 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3-14% 점유율로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양식품 관계자도 "가격담합은 말이 안된다"면서 "작년 하반기에만 밀가루값이 50% 가량 뛰었고, 팜유는 배 가까이 올랐으니 당연히 제품값 인상요인이 생긴 것"이라면서 "이번 조사의 배경이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3위(점유율 10% 내외)에 랭크돼있는 오뚜기 측도 "가격담합은 없었다"고 했고, 한국야쿠르트 측도 "우리회사는 시장점유율이 6%에 불과하다"면서 가격담합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한 메이저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서민생활과 직결된 주요 업종의 담합 등에 대해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진짜로 불공정 행위를 막고자 하는 취지인지 선뜻 이해되지도 않고 시장원리에 맞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해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또다른 악수를 두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