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거래가 없었던 당좌예금·가계당좌예금·당좌거래보증금(이하 당좌예금) 등을 은행의 수익으로 판단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과세당국의 방침은 잘못된 것이라는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이 나왔다.
보통예금의 경우는 5년 동안 거래가 없는 계좌의 경우 은행수익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기업이나 사업자가 은행에 개설하는 당좌예금 등은 수표제시에 따른 대금지급을 위탁하는 '당좌거래약정'을 별도로 체결하기 때문에 성격이 보통예금과 다르다는 것이 심판원의 입장.
11일 조세심판원은 최종입·출금일부터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당좌예금 잔액에 대해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를 부과 받은 한 시중은행이 작년 3월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국세청의 과세결정에는 오류가 있다"며 취소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06년 이 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최종거래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당좌예금 잔액을 은행의 수익으로 처리하는 등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부과·고지했다. 은행측은 국세청 과세에 반발, 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은행측은 현행 상법에 근거 최종 입·출금일부터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일반 보통예금의 경우, 고객의 예금잔액에 대한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아 잔액을 은행의 수익으로 처리해 왔다.
다만 당좌예금 등은 성격상 차이가 있어 최종거래일로부터 5년이 지났더라도 은행의 수익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은 당좌예금과 보통예금을 동일하게 취급해 당좌예금 등의 잔액도 은행수익으로 간주해 법인세를 부과했던 것.
심판원은 조세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합동회의를 통해 국세청의 과세결정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 납세자인 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기업이나 사업자가 은행에 개설하는 당좌예금 등은 수표제시에 따른 대금지급을 위탁하는 '당좌거래약정'을 별도로 체결하는 점 등으로 볼 때 성격상 일반 보통예금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이어 "따라서 당좌거래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지된 사실이 없는 한 당좌예금 등을 과세관청이 은행의 수익으로 판단해 과세하는 것을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