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이혼하면 특별한 사정 없는 한 1세대 독립구성으로 봐"
과세관청이 '위장이혼'이라고 판단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한 처분이 법원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수원지방법원은 11일 1세대1주택 비과세적용을 받기위해 위장이혼을 했다는 과세관청의 판단에 불복해 제기한 A씨의 소송에서 "거주자가 배우자와 이혼을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독립1세대를 구성하게 되므로 양도소득세를 면탈하기 위한 위장이혼이라는 점은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다"며 납세자 손을 들어주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88년 사원주택을 구입해 2001년 B씨에게 양도했다. 과세관청은 당시 1세대 1주택 비과세대상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이후 A씨가 97년 배우자와 이혼한 뒤에도 같은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유지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위장이혼이라고 결론내리고, 2006년 양도소득세와 가산세를 합쳐 25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수원지법은 판례(97누19465)을 들어 "거주자와 배우자가 이혼한 경우 원칙적으로 각 1세대를 구성하나 비과세혜택을 위한 위장이혼이라면 별개의 세대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러나 거주자의 배우자가 거주자와 1세대를 구성할 때 배우자라는 것 외에 제한이 없고 배우자가 사망 또는 이혼한 경우 등에만 배우자 없이도 세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지법은 "세법 규정의 엄격해석의 원칙상 거주자의 배우자는 그 배우자라는 사실만으로 거주자와 1세대를 구성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반대해석해보면 거주자가 배우자와 이혼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세대를 독립구성한다고 할 것"이라며 "이 때 양도소득세를 면탈하기 위해 위장이혼 했다는 것은 엄격한 증명을 요한다"고 판시했다.
과세관청은 이들이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위장이혼을 했다는 사실을 내세우려면 좀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인 것.
아울러 법원은 "A씨와 배우자가 이혼 이후 수차례 각자 부동산거래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 사정만으로 A씨가 해당주택의 양도세를 면탈하기 위해 위장이혼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