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뼈저린 반성…대운하 국민 반대시 추진안해"

6월 10일 밤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 보았다

靑 비서진 대폭 개편…내각도 개편…국민 눈높이 맞춰 인선할 것
대운하 사업 국민 반대하면 추진 않겠다

물가안정-민생살피는 일 국정 최우선 삼을 것
공기업 선진화, 규제개혁, 교육제도 개혁 차질없이 추진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쇠고기 문제 등과 관련해 "저와 정부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에 앞서 머리말을 통해 "식탁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 자신보다도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2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 발표에 이어 한달여만에 특별기자회견을 빌어 국민들게 다시 한번 사과의 메시지를 던진 것.

특히 지난번 담화에서 송구스럽다는 우회적 사과의 발언보다 수위를 높여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청와대 뒷산으로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다.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며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며 다소 지나친 감성적 표현까지 섞어가며 반성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대통령 당선 뒤에 저는 마음이 급했다. 더욱이 취임하던 때를 전후해 세계경제의 여건은 급속히 악화돼 있었다"며 "한미FTA 비준이야말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FTA 가 연내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고,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예상됐다. 싫튼 좋튼 쇠고기협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가 체결되면 34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새로이 생기고, GDP도 10년간 6%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통령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이 원하지 않는 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겠다"며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추가협상에 대한 자신감도 내 비췄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국민들께 저간의 사정을 솔직히 설명 드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국정 운영방향을 말씀드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려고 한다"며 국정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겠다. 내각도 개편하겠다"며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어떤 정책도 민심과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국제경제여건이 대단히 어렵지만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아울러 "공기업 선진화, 규제개혁, 교육제도 개선 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해야할 일들은 철저히 준비해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