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원 직원, 담당기업 'IFRS-멘토'로 지정
중소회계법인을 위한 '품질관리 필수항목' 마련
정밀감리시 경미한 위반…문답절차 생략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원칙중심의 국제회계기준(IFRS) 시행을 앞두고 원칙 중심의 감독 방식을 위해 기존의 회계민원 질의회신을 '비조치의견서(No Action Letter)' 제도의 일환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조치의견서란 특정사안에 대해 감독기관의 실무자가 상위기준의 틀 내에서 실무의견을 발표하고 이를 믿고 따르는 자에게는 조치를 건의하지 않는 제도로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사전감독방식.
최근 국세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전답변제도(Advance Ruling)와 비슷한 방식으로 국세청은 국세청의 질의회신을 신뢰하고 세금을 계산·납부한 경우 이를 수용해주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회계기관 CEO와의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기업과 감사인은 법률생활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IFRS가 원칙중심의 기준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을 반영하는데 유리하지만, '판단'이 많이 개입되므로 기업간·국가간 일관성 있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IFRSF를 선도입한 유럽의 유럽증권감독기구, 국제증권감독자기구의 경우 IFRS 적용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독기구간 'IFRS 집행사례 DB'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감독원도 이러한 DB에서 입수한 적용사례를 적극 도입해 전파할 계획인데, 감사업계와 감독원이 함께 '협의채널'을 구성해 IFRS적용시 발생하는 현안사항에 적극 대응해나가자"고 덧붙였다.
특히 감독원은 회계서비스본부 전 직원을 담당기업의 'IFRS-멘토'로 지정하고 필요하면 기업에 직접 방문·상담·지도하는 등 정착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감독원은 8월말 국제회계기준 도입시의 감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움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김 원장은 "중소형 회계법인에 대해 감사인이 우선 갖추어야 할 '품질관리 필수항목'을 마련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독원은 작년부터 삼일, 안진, 삼정, 한영회계법인 등 22개 회계법인에 대해 직접 품질관리 감리를 실시하는 '공적감리'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회계법인 전체의 품질관리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것.
아울러 김 원장은 "정밀감리 착수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현장조사를 병행 실시하고, 고의적인 분식은 엄중 조치하지만, 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문답절차를 생략해 신속하게 감리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05년도에 '심사후 정밀감리'방식으로 감리방식을 전환했다"며 "심사감리 대상을 선정할 대 분식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체제를 갖추고,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감리기법을 축적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감리주기를 현행 6~7년에서 장기적으로 미국수준인 3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