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고학력자는 사형 선고를 받고도 실제로 형 집행을 당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스타모스 카라모지스 교수와 디 우드 하퍼 교수는 뇌기능의 몇 가지 특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하는 '인공신경망'을 이용, 사형 집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기결수는 3천200명이 넘지만, 실제로 형이 집행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가령 2006년에는 53명에 대해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이에 연구진은 이미 사형을 당한 1천명을 포함, 사형수 2천명의 인종ㆍ성별ㆍ연령ㆍ전과ㆍ학력ㆍ결혼 여부ㆍ범죄내용 등 18가지 정보를 인공신경망에 입력한 결과 사형 집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성별과 학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성 사형수의 경우 실제로 형이 집행된 사례는 거의 없었으며, 교육을 많이 받은 사형수 역시 사형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인종이나 빈부 격차가 차별적 사형 집행의 주요 원인이라는 기존 연구들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또 다른 사형수 300명의 신상정보를 인공신경망에 입력해 약 90% 이상의 적중률로 이들의 '운명'을 예측하는데 성공, 이 프로그램의 정확도를 재확인했다.
카라모지스 교수와 하퍼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사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논문은 지난해 '국제 법ㆍ정보과학 저널'에 게재됐으며,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서 인용돼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