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77%가 종부세 감세 수혜자
정부와 한나라당이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 놓은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장·차관, 국회의원 등 이른바 강부자 내각과 땅부자 의회로 불리는 주요 인사들의 세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의 77%가 종부세 감세 혜택을 받게 되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 중 가장 많은 감세 혜택을 본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진보신당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행 종부세법에 따르면 올해 연말에 3735만원의 종부세를 내야하지만, 개정되는 감세안이 적용되면 2327만원이 줄어든 1408만원만 납부하게 된다.
지난 2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총 354억7400만원(2008년 2월25일 기준)으로, 특히 본인소유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단독주택, 서초동과 양재동 소재 빌딩 3채,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 전세권 등 건물 부동산만 368억9610만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 중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는 강남구 단독주택 1채뿐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이 단독주택을 31억1000만원으로 신고했으며 감세안에 따르면 본래 부담액보다 62%의 세금이 줄어든다. 여기에 고령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감안하면 세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보신당은 이같은 방법으로 금년 3∼5월과 7∼8월에 공개된 차관급 이상의 공직자 52명과 국회의원 299명의 재산공개자료를 근거로 현행 종부세법에 따른 종부세 납부액과 정부여당의 개정안에 따른 종부세 납부액의 차액을 계산했다.
국회의원중에는 한나라당 김소남 의원이 4967만7000원을 감면받아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며, 특히 종부세 완화법안을 입법하는 등 적극적인 임태희, 이종구, 공성진 의원 등은 각각 760만원, 290만원, 910만원의 감면혜택을 받게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국회의원 299명 중 50%인 150명이 종부세 대상자로 이 중 52명은 이번 감세안으로 종부세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며, 감면혜택을 받게될 150명의 국회의원 중에는 한나라당이 88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39명, 자유선진당 10명, 친박연대 4명, 창조한국당 2명, 무소속 7명 등으로 집계됐다.
고위공직자 중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300만원 가량의 감면혜택이 예상되며, 한승수 국무총리가 580만원,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이석연 법제처장 각각 1000여만원,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장관 1360만원,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1800만원, 이영희 노동부장관 1600만원, 김경한 법무부장관 1700만원, 백용호 공정위원장 1400만원 등 상당수 장차관급 인사들이 수백에서 수천만원대의 감면혜택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인 52명의 고위공직자 중 종부세 대상자는 40명에 달했으며, 이중 6명은 개편안에 따라 종부세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신장식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52명의 차관급이상 관료들과 299명의 국회의원을 통틀어 가장 많은 종부세 감면혜택을 받게 된다. 감면 비율은 62%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이종석 회계사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주택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직계존비속소유의 주택은 파악이 불가하기 때문에 제외하는 등 상당히 보수적으로 분석했다"며 "분석대상의 주택가액도 재산신고 당시의 금액을 그대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