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상향 조정 등 종부세 완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강남 등 부동산 부자들은 "이제 세금이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구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빌딩 여러채를 가진 한 종부세 대상자는 "(이번 종부세 개편안은)세부담과 조세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1500만원 정도 종부세를 내왔는데, 900만원 이상이 줄어 앞으로는 40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부세를 안 내는 사람이 훨씬 많고, 못 사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으니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종부세는 사회적 기부와 달라, 기부를 하라면 모를까 세금은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부자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부자에게 세금을 뺏어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몰수"라며 "안 내는 사람은 그것 좀 내면 어떠냐 하겠지만, 내보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잠잠했다. 이전부터 종부세 고가 주택 기준이 9억원으로 상향조정된다는 얘기가 나온 점도 있었지만, 종부세 완화로 시장 반응은 전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는 "강남권을 비롯한 고가주택 보유자 가운데 굳이 서둘러 팔지 않고 관망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초 내년 3~5월에 종부세 회피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부세 9억원 상향 조정은 이미 예견됐던 사항이며, 매수자들은 여전히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 규제 완화를 하더라도 매수세가 쉽게 살아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종부세 과세기준 상향조정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되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등도 종부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양도세 거주요건이 풀려야만, 부동산이 살아날 수 있다"며 "작은 평수의 빌라 등도 거주 요건이 붙기 때문에 투자여력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