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 반대 법률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는 20일부터 양 공사를 통합하기 위한 법률안의 심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여야의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1일 국토해양부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제정안을 낸 데 맞서 이를 대체할 법안을 만들기 위한 막판 준비를 하고 있다.
법률안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해서는 안된다'는 게 핵심으로 법률안 작업은 이미 마무리돼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통합 법률안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낸 것을 염두에 두고 '통합 반대 법률안'의 대표 발의자 선정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주축으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통합 법률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내년 10월1일 통합공사를 출범시키겠다는 정부 계획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야 간사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률안 상정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이번 국회에서는 아예 통합 법률안의 상정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에 반대하는 법률안 마련에 나선 것은 토지공사의 이전 예정지인 전북에서 양 공사의 통합에 반대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민주당의 지역적 텃밭에서 반발의 강도를 높여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전북도는 8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데 이어 지난달 20일부터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통합 반대 법률안 제출이 추진되면서 정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대체법률안을 내면 이번 국회에서 (통합 법률안이) 통과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제정안을 낸 직후 권도엽 제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등 통합을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선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나오고 있는 통합반대 법률안 제출 움직임은 2년여간 통합을 위해 공을 들였으나 결국 국회에서 물거품이 됐던 2003년 상황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한편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낸 법률안은 통합법인을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해 내년 10월1일 출범시키는 것으로 돼 있으며 사실상 정부의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