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13일 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 방식에 대해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혼인자를 독신자보다 불리하게 하는 과세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즉시 법적 효력을 잃게 된 세대별 합산 방식은 2006년분과 2007년분에 대해 종부세 환급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회피를 위한 가족간 주택소유권 분산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날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거주목적의 1주택자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개정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남편 명의로만 주택 2개는 "아무런 영향 없어"= 이번 헌재의 '세대별 합산' 위헌 결정으로 인해 2주택자 이상부터는 주택의 명의를 어떻게 설정해놨느냐에 따라 혜택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예를 들어 같은 2주택자라 하더라도 주택 2채가 모두 남편 명의로만 돼 있다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지만, 남편과 부인 명의로 각각 한 채씩 등록돼 있다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즉 3주택자 이상 등 다주택 보유자에게 큰 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남편 명의로 한 채, 부인 명의로 한 채, 결혼하지 않은 같이 사는 아들 명의로 한 채가 등록 돼 있고 각각의 주택이 6억원 이하라면 종부세 부담이 없게 된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종부세 고가주택 상향 기준 등을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9억원 이하까지 종부세 부담이 없게 돼 세대원이 많은 세대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을 수 채씩 보유해도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세금회피 위한 가족간 주택소유권 분산 증가"= '세대별 합산'이 위헌 결정을 받게 됨에 따라 납세자들은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지게 됐다. 세금 회피를 위한 가족 간 명의 이전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부부간 증여가 6억원까지 비과세이고,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는 비과세 범위도 20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3000만원까지 비과세 되기 때문에 증여세 비과세 범위를 잘 활용해 주택 명의를 분산하다보면, 증여세와 종부세를 모두 내지 않아도 되는 엄청난 행운을 얻게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세대별 합산' 과세를 피하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하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해 종부세가 가족간의 불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제기됐었는데, 세금을 피하기 위한 위장 이혼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