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 "상속세 50% 최고세율 유지" 의견 제시
'상속세율=소득세율' 정부안‥"합리적 근거 결여"
정부가 10%~50% 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세율을 오는 2010년까지 소득세율 수준인 6~33%로 낮추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이러한 상속세 완화방안의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는 입법 검토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상속세 과표구간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과세되는 50% 최고세율의 경우에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돼 주목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7일 상속세 관련 입법 검토보고서에서 "출발점의 공평에 대한 적정선과 소득분배의 최적점을 위해 세율을 어느 수준에서 정할 것인지 여부는 국회의 몫"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1일 발표한 '2008년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세 최저세율구간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과표구간을 5단계에서 4단계로, 10~50%인 세율을 소득세율과 동일하게 6~33%(2010년)로 인하키로 하고, 관련 세법 개정안을 지난 달 2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이한규 재정위 전문위원은 "국회가 감세정책 기조를 채택할 경우 상속세율을 적정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만 상속세율을 소득세율과 동일하게 인하하는 개정안은 합리적 근거를 결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6년 구 재무부는 소득세와 상속세의 보완관계를 연구한 결과, 당시 소득세 최고세율 55%에 대한 상속세 최고세율은 59.9%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이후 2000년 당시 다른 연구결과에서도 소득세 최고세율 40%에 대한 상속세 최고세율은 64%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었다고 이 전문위원은 설명했다.
특히 이 전문위원은 정부안에서 30억원을 초과하는 상속세 과표구간의 세율인하 폭 17%P는 ▲1억원 이하 4%P ▲5억원 이하 14%P ▲10억원 이하 15%P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하 폭이 크기 때문에 누진도를 저해한다는 문제점을 내놨다.
올해 국세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속세 최고세율 적용대상 과표구간인 3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상속받은 사람은 2003년 220명에서 2006년 332명으로 증가추세에 있고, 재산가액 총액도 1조5943억원에서 2조175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였다.
아울러 2006년 귀속분 상속세 납부대상자는 상속 발생인원 30만4215명의 0.73%인 2221명에 불과하며, 30억원 초과 상속자는 15%에 해당하는 332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문위원은 이와 관련해 "상속세 완화의 혜택이 재산이 많은 일부 고소득층에게 편중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30억원 초과자에 대한 세율인하를 현행과 같이 50%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인하폭을 소폭으로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재정위는 오는 20일부터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각종 세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