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미국 워싱턴 회동'이 불발되자 `이 전 의원 복귀'를 둘러싼 정치권내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조기복귀론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만날 경우 이 전 의원의 `복귀 및 여권내 역할론'에 상당한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불발, 이 전 의원의 복귀론은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전 의원측은 `상황론'을 언급한다. 이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의 귀국 요구와 관계없이 이 전 의원이 정국상황의 변화에 따라 귀국시점을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여권내에서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며 `이재오 복귀론'과 `이재오 견제론'이 쏟아져 나온 만큼 향후 이 전 의원의 복귀를 결정짓는 변수는 정치지형의 변화 뿐이라는 것이다.
이 전 의원도 최근 한 측근과의 통화에서 "나 없이도 (국정이) 잘되면 좋은 것"이라며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가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이 "이 전 의원의 복귀는 정기국회의 성패에 달렸다"고 말한 점도 맥이 닿아있다.
이번 정기국회가 `이명박 개혁'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정기국회에서의 개혁입법 좌초는 곧 여권 대쇄신으로 이어지고 그 와중에 이 전 의원의 복귀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시에 이 대통령이 아직까지 여권 개편을 머릿속에 그리지 않고 있음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미국행에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만날 경우 단순히 안부를 묻는데 그치지 않고 모종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과 만나지 않는 것으로서 여권내 불붙고 있는 대쇄신 요구를 일축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정치권에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의 만남이 불발된 것과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론'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두 분의 관계는 이심전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번에 만난다고 거리가 좁혀진다거나, 안만난다고 소원해지는 관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는다'는 두 사람의 `이심전심', 끈끈한 신뢰관계가 결과적으로 만남 불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기간인 지난 14∼16일 이 전 의원이 본인의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은 물론 자택과 사무실을 비웠던 점은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