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주성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 구형
辯 "이주성이 기세도에게 이용당했다"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과 96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이주성 전 국세청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 3월 1심에서도 이 전 청장에 대해 "세정업무의 최고책임자인 국세청장이 직무와 관련 있는 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가 30여년간의 국세공무원 생활에 대한 공로 등을 인정해 징역 3년형을 선고하자 형량이 약하다며 항소한바 있어 항소심 결과가 주목된다.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조병현)의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국가세정의 최고책임자로서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차명으로 취득한 사실이 명의제공자인 대기업 간부 허 某씨의 증언을 통해 명백히 인정되고 있고, 피고인 이주성이 아파트에 대해서 1심에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가 다시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며 "마땅히 엄벌에 처해야 한다. 원심에서와 같은 징역 7년에 처해달라"고 구형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피고인 이주성이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한 청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고, 이주성이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입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피고인 기세도(뇌물공여혐의)가 이주성을 이용해 금품을 취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아파트 수수부분의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특히 "국세청장으로 30여년간 조세업무를 담당하면서 누구보다도 현금흐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주성이 현금이 아닌 아파트를 차명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뇌물로 받았다는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아파트 수수부분도 대출금을 받은 것인지, 아파트를 받은 것인지, 전세가 낀 아파트를 받은 것인지 분명하지 않아 검찰이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청장도 재판장이 부여한 마지막 발언기회를 통해 "대우건설 인수를 빌미로 아파트를 수수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국세청장이 되면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의 주시를 받게 되기 때문에 아파트 수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돈을 받으려 했다면 현금을 받아서 깨끗하게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파트 수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이 전 청장은 특히 "국세청의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전 직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친정인 국세청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표현했으며 "저와 집사람이 처신을 잘 못한 점은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전 청장에 대한 고등법원의 항소심 선고결과는 오는 9월 16일에 밝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