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세계 6위, 금 보유 세계 56위
금값이 지난 10년 동안 5배가 올랐는데도, 한국은행이 11년간 추가로 금을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6위인데 비해, 금 보유 수준은 세계 56위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들이 금 보유량을 늘려가고, 달러가 약세화 추세인데, 한국은행은 달러 매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15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13일 현재 금값은 1온즈당 106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최근 금값의 상승은 달러 약세로 인해 중국 등 주변국에서 금 보유량을 점차 확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의 금 보유수준은 원가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의 0.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대외지급준비금으로 각 국가들은 통상적으로 외국 통화 보유, IMF포지션, IMF특별인출권, 금 비축량 등 4가지로 구성되는데,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은 14.4톤, 0.2%(시장가 기준)이며, 장부가 기준으로는 0.03%에 불과해 103개국 중 56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9월말 현재 2455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어 외환보유액이 세계 6위, 경제규모 10위인 수준인 점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이 의원은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 통화 중 미국 달러가 64.5%이고, 유로, 파운드, 엔화 등 기타 통화 등이 35.4%를 차지하고 있어 달러에 대한 비중이 높다"며 "금을 포함한 외환보유액의 다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외환보유 통화 중 최근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기능에 대해 비판했던 중국 위안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당 정양석 의원도 "금 보유현황을 보면 1998년 11.36톤을 보유하다가, 그 해 금 모으기 운동으로 3.04톤을 확보해 현재까지 추가매입 없이 14.4톤을 보유했다"며 "11년간 금을 전혀 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은은 금이 이자소득 등이 없어 무수익 자산인데다가, 위기 상황때 현금화할 경우 원금보장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금 매입을 하지 않고 있는데, 경제학자들 중에는 이를 소극적인 대응이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