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우일신…사상 최대실적
오너 체제 복귀.3세경영 등 다시 변화 맞아
다음 달 1일로 '불혹'이 되는 삼성전자가 어느 때보다도 뜻깊은 창립기념일을 맞고 있다.
1969년 창립 당시 종업원 수 36명의 작은 회사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40년 만에 국내에 9개 사업장(서초사옥 포함)과 직원 8만3천588명(반기보고서 기준)을 거느린 글로벌 IT기업으로 변모했다.
단순한 외형만 커진 게 아니다.
4천만 원이었던 첫해 매출은 올해 13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처음 수출을 시작한 1972년에도 연간 매출은 18억4천만원, 영업이익은 1억4천만원이었다.
이때와 비교해 보면 매출은 6만4천 배(작년 기준), 영업이익은 7만1천 배(올해 예상 10조원 기준)가 늘었다.
당시 80원이었던 대중목욕탕 요금이 50~60배 오르는 등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삼성전자는 놀랄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아시아의 이름없는 삼류 전자회사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1983년 2월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이었다.
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손을 댔지만, 도쿄 선언 전까지는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병철 회장은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국내외에서는 당장 '삼성이 반도체를 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자본과 기술, 시장이 없다는 이른바 '3불가론'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흥공장 착공에 나섰고 18개월 걸린다는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다. 그 해에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92년 삼성전자는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D램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올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의 강자로 올라선 뒤 다시 도약을 준비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경영진을 소집한 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며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소니를 비롯한 세계적인 전자회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변화가 필요하다는 질책이었고 당부였다.
이듬해인 1994년 삼성전자는 첫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내놓고, 외국 휴대전화가 주류를 이뤘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D램 신화'에 이은 '애니콜 신화'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변방의 가내 수공업 수준의 전자회사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다시 세계적인 IT·전자 회사로 거듭나는 시기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제조기업 중에서 연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서초 사옥과 주요 사업장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오너 경영 체제의 복귀 논의가 나오고 있고, 이건희 전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 등 3세 경영도 거론되는 등 삼성은 다시 변화를 맞고 있어 40주년은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