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4년부터 추진 예정인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장려금(EITC) 지급이 빠르면 2012년부터 시행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부의원들이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실상 '2014년 추진'인 정부 원안에도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영세자영업자 혜택 못 받아, 2012년 추진”
개정안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도 연간소득 2000만원 미만일 경우, 근로장려금 대상자에 포함된다. 다만 자영업자의 소득조사 기간을 감안해 오는 2012년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근로장려금 소득조건이 근로소득자로 한정돼 있어 영세 자영업자는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며 “이러한 지금 기준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근로장려금 신청을 위한 소득조건이 연간 가구총소득 1700만원 미만에서 2000만원 미만으로, 재산 보유액도 현행 1억원에서 1억 3500만원미만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또 소득구간 및 구간별 적용률과 관련해서도 종전 800만원 미만, 1200만원 미만, 1700만원 미만이던 소득구간이 각각 900만원 미만, 1400만원 미만, 2000만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돼, 종전 최대 월 120만원을 지급받았던 저소득층 근로자들은 최대 18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재정건전성 빨간불, 2014년 지급도 재검토”
그러나 정부는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근로자와는 달리, 소득파악이 쉽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장려금 지급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4년에 1조원의 근로장려금이 지급될 경우, 연간 2000억원의 행정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미 내부적으로 ‘사실상의 재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재정부는 올 국정감사 제출자료를 통해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장려금 적용시기를 재정여건 및 영세자영업자의 소득파악 정도 등을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근로장려세제를 예정대로 확대해 나갈 것인지, 그 대신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할 것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나성린 의원은 “근로장려세제는 단순한 사회보장제도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며 “만성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한 우리 경제가 과연 막대한 행정비용이 들어가는 근로장려세제를 현행방식대로 고집해야 하는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