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세무대리업계를 구하기위해 업무영역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웅변에는 세무사들이 가슴속에 안고있는 恨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자신이 당선된다면 최우선으로 변호사들과 회계사들에게 주어지는 세무사 자격의 자동부여제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공약했다.
이들 세 후보의 외침은 각 후보들마다 색깔에 차이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서 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세 후보만의 문제가 아닌 4천700여 회원들의 절규로 전해왔다.
특히 정영화 후보는 "세무사의 시험을 보지도 않고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하는 무임승차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만약 공인회계사가 이를 계속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그들 또한 세무사에게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주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돋구었다.
또 정구정 후보는 "배타적이고 독립된 고유직무가 없는 현행 세무사제도하에서 공인회계사의 업무영역확대와 선발인원확대는 세무사의 생존권을 절대적으로 위협하는 것으로서 통합을 검토하든지 세무대리일원화로 가든지 어떠한 형태로든 결판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들은 또 겸업의 문제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이 공인중개사, 경영지도사, 감정평가사 등과 같은 자격을 가지고 있어도 겸업금지라는 덫에 걸려 애써 취득한 자격증을 장롱속에 넣어두어야만 하는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참으로 아이러니컬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는 자격을 획득하지도 않았는데 자동으로 세무사업무를 할 수 있게 되어있고, 누구는 자격을 취득했는데도 겸업금지라는 '제갈'에 물려 옴짝달싹을 못하니 이들 세 후보가 목청을 높일만도 한 일이다.
이와관련 법학박사인 노태주 세무사는 "세분화되어 있는 전문자격을 특정분야의 힘있는 자만 여러 전문적인 업무를 포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부여한다면 전문자격자의 분야별 자격시험이 왜 필요한지 정부는 시대적·역사적 상황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법률제정에 먼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법으로 하나의 자격증 소지자가 타 자격증까지 부수적으로 소지하도록 허용한 현행법의 존치를 인정한다하더라도 당사자는 당해 전문자격 단체에 회비납부 등의 의무를 이행하는자 만이 당해 자격업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상근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은 "공인회계사 및 변호사 시험합격자에게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제도는 1961년 세무사제도 창설 당시 세무사가 한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과도기적으로 세무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그동안 세무사제도가 정착돼 세무사자격만으로도 충분히 세무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만큼 이 제도는 조속히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회원의 대표를 하겠다는 차기 회장 후보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변호사·회계사들에 대한 세무사자격의 자동부여제도는 세무사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을 맞고있다.
세무사들은 세무사자격 부여제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자격자의 분업화·전문화 방향에 역행하는 제도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외국의 어느나라에도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시험 합격자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세무사들은 촉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 후보의 지적대로 '세무사들도 변호사·회계사의 자격을 내놓아라'라고 수염을 당길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