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이 발표한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2월 31일 논평을 통해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은 과거 '대마불사'의 관행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구조조정 비용을 채권금융기관에 전가하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향후 채권단은 금호그룹 구조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그룹의 부실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무리한 인수로 야기됐다고 전제하며 그 대처방안도 유동성이 풍부한 대한통운에 렌터카 사업을 양도하고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오히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임시방편에 의존했고, 작년 8월에 불거진 총수일가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하락 등 금호그룹의 부실상황이 총수일가의 경영실패에 따른 것으로 책임을 부인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전날 발표된 구조조정 계획에 총수일가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이것이 부실책임에 상응하는 공평한 손실분담과 자구노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심을 가지며,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라는 점을 들어 결국 예금자와 납세자의 손실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또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기촉법상의 워크아웃 방식을 적용하면서 이들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해서는 아무런 법령적 근거도 없는 '자율협약' 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이 과연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구조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와 함께 "알량한 기촉법상의 워크아웃 절차도 배제한 채, 오직 총수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아무런 법령적 근거 없는 '자율협약' 방식으로 금호그룹의 지주회사와 주력회사를 구조조정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라며 "천문학적 수업료를 치른 외환위기의 교훈을 망각하고 한국경제를 외환위기 이전의 관치금융시대로 되돌리는 작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향후 채권단과 금호그룹 간의 구조조정 계획안 확정 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투명성과 책임성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경우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