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지 월 스트리트 저널은 5일 새해도 세계는 어김없이 다사다난할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예상되는 주요 세계적 현안들을 전망했다.
▲테러 = 지난해 성탄절에 발생한 노스웨스트 항공기 테러 기도는 유럽과 미국의 대테러 정보.보안망을 뚫고 거의 성공할 뻔 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테러 대책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각국은 새로운 공항 보안 대책을 세우고 탑승금지 명단을 더 엄격하게 만들며 예멘과 소말리아 등과 같은 급진주의 활동의 새로운 근원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서 급진주의가 자생하고 있는 사실이 최근 드러난 것도 대테러 노력을 강화시킬 요인이다.
▲아프가니스탄 = 미국과 그 동맹들은 8년을 끈 아프간 전쟁의 결과를 내놓을 것을 주문받고 있다. 미국은 올해 3만명을 추가 파병할 예정이고 한국, 영국, 폴란드, 프랑스도 기여도를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옳은 전략이냐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병력을 줄이되 알 카에다 근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나은 전략 아닌가? 머지않아 미국은 이라크 주둔 병력을 줄일 예정인데, 전쟁에 지친 미국과 많은 다른 나라 유권자들은 아프간에선 왜 그렇게 안되느냐고 묻는다.
▲이란 = 외교의 끝인가. 이란은 국제사회의 호소를 뒤로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미국과 유럽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사이에 협상 시한이 지나갔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효과적인 제재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충분한 수의 나라들이 동참할 것인가? 사방으로 열린 이란의 국경 때문에 제재가 무력화되는 것은 아닌가? 세계의 기업들은 물론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라도 이란과 사업을 못하도록 단속할 능력은 있는가?
미국은 이란내 반정부 시위가 이란의 정치상황과 나아가 미국의 대이란 정책을 바꾸게 될지 지켜볼 수도 있다.
이스라엘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얼마 전 지중해 상공으로 공습 연습도 했다. 그 비행거리는 이스라엘에서 이란의 핵시설장까지와 같다.
▲국가 부채 = 각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세계를 진동시켰던 금융위기의 종언과는 거리가 멀다. 세계 경제가 강심제를 맞고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으나 강심제 계산서를 지불할 때가 오고 있다.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적자가 치솟고 있다. 은행들은 아직 투병중이고 실업률 역시 여전히 높다. 이 모든 것에 더해 많은 나라들에서 국가채무도 높게 쌓여있다. 일본, 동구, 미국 달러화 등 도처에 고통스러운 일이 돌발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 = 경제 성장으로 국제적 영향력이 높아진 중국이 특히 지난 2년간의 세계 경제소동 탓을 미국에 돌릴 때 쇳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미중 관계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은 여전히 열심히 페달을 밟아 매년 도시로 쏟아져 나오는 농촌 인구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자전거 경제'다. 중국 공산당이 두려워 하는 소요의 원인으로 실업 이상 가는 것은 없다. 그런 중국 경제가 성공하려면 미국과 무역이 원활해야 하는데 양국간 무역분쟁이 상승일로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아직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올해는 미국이 선거의 해이다. 제조업 위주의 많은 주들에서 후보간 경쟁이 뜨겁다. 말에 이어 무역정책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지구적 규제 = '화끈한 은행들'이 초래한 지난 2년간의 경제 위기는 G-20 국가들로 하여금 사업하는 방식, 아니면 최소한 금융기관들을 규제하는 방식을 재고할 필요의 시급성을 새삼 깨닫게 했다.
임원 보수에서부터 은행 경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지금까지는 행동보다 말이 많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에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미국 의회는 금융규제 강화를 위한 개혁에 바쁘다. 2010년은 좋든 싫든 전 지구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