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납세지원국장은 지금까지 중부청 국장을 지낸 뒤 올라오거나 고위공무원에 처음 승진한 간부가 임명돼왔던 자리. 이에 따라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 국장의 이번 수평 전보인사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공모절차를 거쳐 임명되기 때문에 한번 임명되면 최소 1년 이상은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는데, 아무리 인사수요가 당분간 없더라도 국세청 본청 국장으로 올라가야 할 위치에 있던 이 국장이 무슨 이유로 이 자리에 머물게 됐는지 겉으로 보기엔 이해할 수 없기 때문.
더구나 이 국장은 청와대 파견에서 국세청으로 복귀하기 직전 3번의 승진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 '동료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승진을 고사했던 인물로 알려지면서 이번 인사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그러나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 국장과 관련한 이번 국세청 인사는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에서 시작돼 꼬여있는 미국 국세청 파견문제를 풀고, 나아가 서울청 국장들의 지역안배문제까지 풀기 위한 불가피한 인사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세청 국장이 미국 국세청에 파견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전제조건은 '영어'라는 어학능력과 함께 국세청의 한 축을 담당하는 보직이 있었던 국장이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고위공무원 승진 후 곧바로 미국 국세청 파견은 할 수 없고, 잠시라도 어느 국장자리이든 잠시 임명했다가 파견돼야 하는 절차가 필요했던 터였다.
그러나 파견을 예정했던 안 前국장이 검찰구속 등 사건에 얽히고, 다른 간부를 고위공무원에 승진시키더라도 어느 국장자리이든 잠시라도 임명해야 하지만 지난 연말 명예퇴직 고위공무원이 나오지 않아 이 마저도 꼬여 있었던 것.
연초가 되면서 미국 파견국장을 정하기 위해 중부청 국장을 끌어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중부청에서 서울청으로 올라올 수 있는 국장은 겉으로 비춰지기엔 하종화 조사1국장과 박인목 조사2국장, 그리고 박차석 세원분석국장이 전부.
그러나 박인목 국장은 오는 6월말로 명예퇴직이 예정돼 있고 또 박차석 국장은 중부청 공모형 국장에서 또 다시 서울청 공모형 국장으로 올리는 결과가 돼 여의치 않았다.
특히 TK출신인 하종화 국장을 끌어올리기에는 가뜩이나 서울청 조사 1, 2, 3, 4국장이 모두 TK출신이라는 비난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더 어려웠다는 것. 중부청 조사3국장 자리도 아직 안원구 前국장이 고위공무원 TO를 차지하고 있는 터라 당분간 공석은 불가능한 상황.
이 상황에서 국세청 고위공무원 인사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준 인물이 이병국 서울청 세원분석국장이다.
충남 보령출신인 이 국장이 서울청 납세지원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서울청 국장들이 TK일색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데다, 그가 비워준 세원분석국장자리에 미국 국세청 파견국장을 잠시 임명해서 보직국장 조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
이 국장은 이같은 국세청 고위공무원 인사의 고민을 알고 납세지원국장으로의 이동에 선뜻 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