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분을 50% 넘게 취득한 과점주주에게 회사 자산을 공동으로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취득세를 연대 납부하도록 한 구 지방세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과점주주에게 간주취득세 연대납부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한 구 지방세법 조항(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되고, 2005. 12. 31. 법률 제78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이某씨 등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1996년 설립된 토목회사 A사는 2002년 관할세무서에 주식변동상황에 대해 대표이사인 이씨가 발행주식의 49%를 소유하고, 또 다른 주주인 B씨, C씨, D씨가 각각 15%, 15%, 16%를 매수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2003년 부산광역시의 세무조사 결과 B, C, D씨는 모두 대표이사인 이씨의 어머니, 매제, 동생 등의 특수관계인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따라 부산시는 이들 네 사람이 A사의 주식 95%를 소유한 과점주주이므로 A사 소유재산에 대한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등 3억6590만원 상당을 연대해 납부하도록 했다.
이씨 등은 부산시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심사청구와 행정소송까지 했으나 모두 기각 당하자 해당 지방세법이 자기책임의 원리,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고, 과점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위헌소원을 제기한 것.
그러나 재판부는 "과점주주 집단을 형성하는 친족과 특수관계인들은 실질적인 회사 자산의 공유자나 공동사업자의 지위에서 관리·처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담세력(조세부담 능력)도 공동으로 파악하는 것이 공평과세·실질과세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해당 법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과점주주 집단에 대한 간주취득세 징수로 지방재정의 건전화·충실화를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과점주주가 그로 인한 재산권 침해로 입게 될 불이익이 균형을 상실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