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CEO 분리 원칙..사외이사 총임기 제한
인력풀 공동 관리안 제외..3월 주총서 개선안 반영
은행권 지배구조 변화 예고..KB 신한 하나 '주목'
`KB금융 사태`를 촉발한 은행권 사외이사 제도 개선안이 18일 발표된다. 시중 은행들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제도개선안을 반영할 방침이어서 은행 지배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17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제도 개선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에 참석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11월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원안에서 일부 항목만 조정했을 뿐 큰 줄기는 그대로 반영됐다"며 "은행권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제도 개선안을 반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제도개선안은 ▲이사회 의장과 CEO(최고경영자) 분리 원칙(선임 사외이사제 선택 가능) ▲사외이사 임기 최장 5~6년 제한 ▲시차임기제 도입 ▲사외이사 겸직 제한 ▲사외이사 자격요건 강화 ▲사외이사 추천과정 공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은행연합회가 사외이사 후보 인력풀을 관리하는 방안은 은행권 반대로 개선안에서 빠졌다.
제도 개선안이 반영되면 은행권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사외이사들은 올해 주총 전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사회 의장과 CEO를 겸직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과 CEO 분리·겸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KB금융지주는 바뀐 제도에 따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새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제도 개선안은 국민은행과 같은 사외이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반대로 사외이사의 역할이 미비한 다른 은행들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이사 역할과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전했다.
제도 개선안은 은행권 모범규준(Best Practice)으로 은행 정관과 내규에 반영되며, 금융당국은 은행 경영실태평가(CAMELS)를 통해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권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위기 극복 직후인 1998년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처음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10년에 따른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작년 5월부터 금융연구원, 시중은행들과 TF를 구성 제도 개선안을 검토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