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더업계 입장
◆…관세사업계 입장
◆…정부입장과 전문가의견
◆…전망
최근 복합운송주선업체(포워더)의 통관취급법인 허용이 정부차원에서 곧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또다시 복합운송주선업계와 관세사회간에 업무영역확보를 위한 '지키기와 따내기' 대결양상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업계의 주장과 함께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문제발단과 현황
최근 관세사법 시행령 개정으로 통관취급법인의 자본금 보유액을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낮춰 허가요건이 완화됐다. 또 시설·장비기준도 하향조정 돼 향후 통관취급법인의 허가 대상에 복합운송주선업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11일 건설교통부와 복합운송협회간 '정책간담회'에서 양측은 이 문제를 규제개혁위원회와 건교부에서 적극 검토하여 국회에 다시 상정하자는 뜻을 같이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관세사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관세사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통관취급법인에 복합운송주선업을 추가하는 관세사법 개정요구에 대해 재심을 요청하고 나섰다.
포워더들은 협회를 통해 지난 1983년부터 복합운송주선업자가 통관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매년 수차례에 걸쳐 관계당국에 건의해 왔으나 영세성과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통관업 진출이 좌절됐었다. 지난 98년 역시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해 국회까지 제출된 통관취급법인 허용법안도 같은 이유로 반려됐었다. 이에 복합운송협회는 지난해 6월 다시 제출,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의중에 있다.
포워더들은 통관취급법인 허용을 통해 복합운송 서비스 기능이 향상되고 물류비가 절감될 것이므로 국가·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사업계는 포워더의 통관업 참여는 복합운송서비스 기능의 향상보다는 단지 영세 운송주선업자들의 통관업 영위로 인한 통관비용의 증가와 통관질서의 문란과 같은 국가·사회적 불이익 효과가 크게 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포워더업계 입장
복합운송주선업계는 통관업무수행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통관업무 수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 복합운송체계는 한 사람의 복합운송인이 육·해·공 全운송구간에 대해서 일괄 책임을 지고 내륙운송, 통관, 해상 또는 항공운송, 보관 등의 제반절차를 일관처리함으로써 운송의 경제성, 안전성, 신속성을 충족시키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상품의 국제적 이동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통관절차의 선진화는 물론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통관은 복합운송과정 중 수출지 및 수입지에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기 때문에 복합운송주선업체의 통관업무 취급여부에 따라 국제복합 일관수송의 고유한 기능인 문전수송서비스의 효율성 제고에 큰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다.
특히 복합운송주선업체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해상 컨테이너화물중 98만8천950TEU와 수출항공화물 38만톤을 취급해 통관업무 수행시 우리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따라서 관세행정 및 세관업무의 EDI전송 측면에서 볼 때 수출입화물을 신속 정확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선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수출입화물 운송과 연관있는 물류산업을 통합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조치돼야 한다는 것이 포워더들의 견해다.
우선 포워더가 통관업에 진출할 경우 복합일관수송을 통한 화물유통체계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류비의 절감으로 수출입화물의 대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대외 개방을 통해 외국의 운송주선업자와 대등한 서비스 경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제품의 판매를 위한 운송 및 통관업무를 복합운송주선업자에게 일괄 일임하고 생산의 효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복합운송주선업체의 기능제고와 관세사의 취업영역을 확대하게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복합운송주선업자의 통관업무 처리에 대한 전문 기능성을 제고하고 전체 관세사중 미취업 관세사들의 고용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현재 관세사는 총 1천681명으로 이중 취업 관세사는 702명에 불과하다고 한국복합운송협회측은 밝혔다.
◆…관세사업계 입장
이에대해 관세사측은 통관업과 복합운송주선업이 밀접한 관련은 있지만 별개의 영역에 속하는 것임이 명백하며, 현재 복합운송주선업체는 단지 주선만을 업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통관·운송·보관·하역 등의 단위업무는 타인에게 위탁하여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관세사법인은 합명회사의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화주에게 손해발생시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며, 현행 통관취급법인 허가 요건인 일정자본금, 시설·장비 구비요건은 손해발생시 화주에게 배상책임과 차후 추징시 국가 납세채권확보를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복합운송주선협회에서 주장하는 화주의 물류비 절감과 신속통관에 대해 현 통관시스템에서 수출은 95%이상 신고즉시 자동수리되므로 취급물량중 80%이상이 수출화물인 포워더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운송, 선석설비 등의 부족으로 인해 화주의 물류비가 증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996년 규제완화로 외국기업들도 국내기업과 동일한 상황에서 경쟁하도록 허용된 후 자본력 있는 외국업체들이 통관업까지 진출함으로써 오히려 포워더의 국제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대두됐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관세사측은 통관취급법인에 고용된 관세사는 경영의 주체가 아니므로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경영주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어 부당한 통관절차가 자행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또 1인의 관세사가 물리적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800여건을 하루에 처리하고 있는 통관취급법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상품분류 및 통관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영세한 복합운송주선업체에게 통관업을 맡길 경우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HS분류의 오류·잦은 신고취하 등으로 통계작성의 부정확성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것도 지적했다.
◆…정부입장과 전문가의견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해의 근간은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종류를 분석해 볼 때 우리나라의 복합운송주선업체가 외국의 복합운송인(Freight Forwarder) 개념이기 보다는 Shipping Agent(선적중개인)에 가깝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상법과 화물유통촉진법의 규정을 보면 복합운송인(NVOCC)에 대한 개념을 담고는 있으나, 전체 일관 운송의 실현여부와 복합운송증권의 발행의무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게 규정하면서 '복합운송주선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관세사 및 통관업에 대한 연구활동이 거의 없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관세사제도 및 통관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자체와 기능, 역할, 발전방향 등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복합운송주선업은 외국의 경우에도 일치되는 업무영역 규정이나 정의가 성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나라의 법, 제도 등에 따라 다르다"며 "이같은 문제는 단순히 복합운송주선업체를 통관취급법인 허용대상에 포함시킬 것인가 아닌가의 여부보다는 근본적으로 수출입 통관과 관련해 관세사제도가 어떻게 운영돼야 할 것인가의 정책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양측 모두 대안이나 방향제시 등 진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공동의 문제에 대해 내부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같이 오랫동안 문제가 완결되지 않았다"며, "제도적인 뒷받침만 바라지 말고 내부문제 해결에 우선 회원의 힘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통관업은 국가의 첫 관문으로서 관세행정의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통관업의 공적기능 확대를 위한 신중한 검토와 제도연구를 통해 두 업자간의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전망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3월 현재 국내 복합운송주선업 등록업체수는 1천392개사에 달하나 이중 80%가 넘는 업체가 3억원의 자본금 규모여서 전반적인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약200여개에 불과하고, 처리물량에 있어서도 상위 50여개사가 전체화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현재 18개의 통관취급법인이 허가되어 있으며, 이 중 12개 업체는 복합운송주선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이므로 현재도 화주의 권익보호, 건전한 통관질서와 관세채권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자본금·시설·장비 요건만 충족하면 통관취급법인 허가가 가능하므로 진입장벽으로 볼 수 없다.
또 복합운송주선업계가 시장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업체 난립으로 인해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외상운임, 인맥중심의 영업, 과당경쟁, 부당스카우트 그리고 외국 포워더와의 경쟁 등으로 인해 국내 포워딩산업 자체가 고사될 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어 연내 포워더의 통관업 진출은 힘들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관세사가 외국물품의 관리 및 세번분류에서 환급신청까지 단순한 대행의 역할이 아니라 관세사가 직접 관여하고 구체적인 책임을 지는 시스템으로 갖추는 체질개선을 도모하지 않는 한 관세사만의 '영원한 제국'은 사리질 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