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50명 합격자 발표…경쟁률 70대1
시중·국책銀, 제2금융권등 대거 몰려
공기업인 정책금융공사(KoFC)가 50명이 넘는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전문 인력 누출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10일 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지난달 6~15일 경력직원 채용을 위한 입사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50여명 모집에 3500여명이 지원해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과 이달초 두 차례 면접을 거쳐 최종 채용예정자가 11일 공개된다.
이번 경력 채용에서 시중은행은 물론 회계법인, 국책은행 등 금융공기업, 제2금융권, 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경력자들이 대거 응시했다.
이처럼 정책금융공사 채용에 전문인력이 대거 몰린 것은 공기업의 `안정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20~30대 젊은 직원들일수록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직업 안정성이 높다는데 점수를 많이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경력직 채용에는 100여명의 박사학위 소지자를 포함해 공인회계사, 미국회계사, 변호사 등 자격증 소지자도 상당수 포함됐다. 국제금융과 기업금융, 투자금융, 구조조정 부문의 경우는 사모펀드(PEF)나 은행 및 증권사 기업금융(IB) 파트, 인수합병(M&A) 등의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지원했다. 홍보와 공보 부문에는 언론사 경력이 있거나 일반기업 홍보 등 경험자들이 경쟁을 치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금융회사 경력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은행들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력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금융공기업 한 관계자는 "`앞으로 조직개편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합격자 혹은 지원자를 미리 알려달라`고 정책금융공사에 문의도 해봤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도 "연초부터 인력 유출이 발생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조금 다른 반응이다. 성과급 비중이 높은 증권회사의 특성상 공기업으로 인력 이동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책공사로 이동하는 인력이 있는지 알아보고는 있지만 큰 우려는 없다"며 "증권회사는 성과급 비중이 높은데다 이직이 자유로운 특성이 있어 공기업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경력이 다양하지만 은행 출신이 더 많다"며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구조조정 등은 특히 시중은행이나 국책은행이 하는 업무와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디 출신이냐` 보다 `어느 부문에 풍부한 경험을 갖췄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번 경력직 채용 외에도 연내 신규인력 30명 등 추가 채용 계획을 갖고 있어 금융권내 인력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채용하는 인원을 포함해 연내에 75~85명 정도 충원하는 등 직원 규모를 현재 직원 109명에서 중장기적으로 300~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