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자질문제, 국민들이 판단할 것"
"대정부 질문, 실수 바라는 퀴즈게임 같아"
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세종시 수정안 통과여부에 따른 본인의 거취문제에 대해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되면 용퇴하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9층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 안되면 어떻게 되거나 통과 되면 어떻게 되거나 하는 조건 속에서 저의 앞날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충청에 가서 그런 말도 했었다. 나중에 세종시의 실질적인 건설본부장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통과되면 용퇴하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해 왔고, 앞으로도 일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야권에서 자질론을 거론하며 총리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서울대 총장씩이나 한 사람이 대한민국 총리에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발전방안은 될 수 있으면 빨리 통과돼야 한다"며 "예정기업들이 나 대학이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고, 사업이 장기표류되면서 매월 손해도 예상된다. 특히 지난 7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해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큰 원주민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2월에라도 좀 처리해 줬으면 했는데, 모든 일은 다 절차가 있지 않는가. 2월은 힘들 것 같다. 3월은 국회가 안 열리고, 6월에는 선거가 있으니 이래저래 4월에 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국회 및 정치권과 긴밀히 소통해서 4월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여당 의원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수정안이) 훨씬 더 좋은 안이라는 것을 알려나가고, 법률안 제출시점에서는 국회의장과 여야정당 대표들도 만나서 논쟁이 아닌 논의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벌이고 있는 논쟁과 신경전에 대해서는 "일 잘하는 사람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며 '강도' 발언에 대해서도 "대내외 상황에서 국력의 결집과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집 안의 사람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박 전대표의 반론에 대해서는 "박 대표님 발언의 진의는 잘 모르겠으나 집안의 사람이 강도로 돌변한다는 것은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이라고 작심한 듯 각을 세웠다.
그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과의 대화문제에 대해서도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 총리가 정치지도자간 대화를 주선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총리 임명 이후에 야당 지도자들이 거부해서 만나지도 못했다. 현재 정치상황은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고, 따라서 (내가) 대화를 주선할 수 있는 힘은 없어 보인다"고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 5일간 있었던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해서는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의원들이 질문할 때 대답할 사람에게 48시간 전에 질문요지를 줘야 한다. (그런데) 바로 전까지 질문을 안 주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참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며 "대정부 질문이 마치 퀴즈게임처럼 되고, 어떤 때는 국무위원들이 이런 저런 실수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질문이 있다. 앞으로는 이런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