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전년비 1.3%↓, 실질소비 0.3%↓
4분기 실질소비·소득 회복세…명절효과·경기회복
지난해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과 소비가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이후 실질 소득과 소비는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추세는 회복국면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줬다.
경제적 양극화나 불평 등 정도를 측정하는 수치인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4분기 및 연간 가계 동향에 따르면 물가 상승을 감안한 작년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득은 305만2100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또 작년 실질 소비는 192만5100원으로 2008년 대비 0.3% 줄었다. 국내 실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났지만, 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뒷걸음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
다만 지난해 명목 소득은 344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명목 소비도 215만6000원으로 2008년 대비 1.9% 증가했다.
작년 소득은 경상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1.6%)과 사업소득(1.7%), 이전소득(0.8%) 증가했으나 재산소득(-16.0%)은 줄었다. 소비 지출은 보건(8.3%), 교육(7.2%), 가정용품. 가사서비스(4.3%) 등은 늘었으나 주류, 담배(-5.9%), 음식, 숙박(-2.3%)는 감소했다.
작년 비소비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62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가구간 이전지출, 사회보장은 각각 9.2%, 8.3% 증가했고 경사조세, 비영리단체로 이전은 각각 4.4%, 2.9%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81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 가구당 흑자액은 66만원으로 2.0% 줄었다.
하지만 작년 4분기만 따져보면 명절 이동효과와 경기 회복세 영향으로 소득이나 소비 모두 호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4분기 실직 소득은 311만94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실질 소비 역시 198만원으로 5.5% 늘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명절 이동 영향 등으로 비소비 지출 부담이 완화되면서 실질 소득이나 소비 모두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세를 전환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 명목 소득은 35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고 소비지출도 221만9000원으로 7.3% 증가했다.
작년 한 해 가계의 어려움은 소득 하위계층에서 뚜렷했다. 5분위 비율별로 살펴보면 하위 20%인 1분위는 월평균 40만8000원 적자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적자액은 2008년 36만9000원보다 확대됐다. 평균소비성향은 157.1%로 지출이 처분가능소득보다 57.1%나 많아 만성적 적자구조를 보였다.
상위 20%인 5분위의 흑자액은 227만5000원이었지만 이 계층 역시 흑자액이 전년 대비 3.3% 줄어 경제위기 영향을 여전히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5분위 비율은 전체 가구를 소득 수준별 5단위로 나눈 것으로 소득수준 하위 20%가 1분위며, 상위 20%는 5분위 계층이다.
한편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가처분 소득 기준으로 작년에 0.314를 기록해 2008년 0.315 보다 낮아졌다. 이는 2003년 통계 작성이래 처음이다. 이는 연금, 공공부조 등 재정 지출에 의한 소득 분배가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