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과 경제학원론, 상법과 세법개론, 회계학 등 5개 과목이 출제된 이날 시험에선 특히 처음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회계학 문제가 출제됐다.
시험이 시작된 오전 10시를 전후해 고사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이나 문제가 배포된 이후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 수험표를 분실한 수험생, 화장실이 급하다는 수험생 등으로 약간의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시험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치러진 1교시 경영학, 경제학원론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수험생들은 "경제학과 경영학에 포함된 재무관리분야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으며, 표정이 잔뜩 굳어 있었다.
3년간 회계사 시험을 쳤다는 한 학생은 "이전 시험에 비해 경제학 계산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했다"며 "경제학 문제를 찍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1차 시험에 합격해 2차시험 경험까지 있다는 한 수험생은 "재무관리가 2차 수준으로 나왔다"며 "작년 2차 시험에서 재무관리를 80점 이상 받았고 평소 재무관리에 자신이 있어 먼저 풀었다가 시간이 모자라 다른 과목을 풀지 못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수험생들은 그러나 "재무관리분야만 어려웠을 뿐 다른 경영학 문제들은 평이한 수준"이라며 "40점을 채우지 못해 경영학에서 과락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1교시를 치르고 어두운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했던 수험생들의 표정이 2교시 상법과 세법개론 시험을 치른 이후에는 다소 밝아졌다. 2교시 시험이 1교시 과목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것.
일부 수험생들은 "상법은 예전과 다른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지문에 판례가 다소 많이 나왔지만 모의고사 등과 비교해 평이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1차를 합격했지만 부분합격이 안돼 다시 1차시험을 치르게 됐다는 한 수험생은 "상법 문제에 판례가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내가 사법고시를 보는 것도 아닌데 너무 한다"고 푸념했다.
세법에 대해서는 "문제가 길게 나온 것도 있었고, 계산문제가 약간 까다롭긴 했지만 아주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며 "1교시가 어려워서 그런지 2교시는 쉽게 느껴졌다"고 수험생들은 입을 모았다.
3교시 회계학까지 모든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의 표정을 띄고 고사장을 나왔다. 시험 종료 전부터 가는 빗방울이 떨어져 고사장 앞에는 우산을 들고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부모님, 친구, 연인들이 가득했다.
수험생들은 "걱정했던 국제회계기준 문제는 많이 어렵지 않았지만, 원가회계에서 계산하려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문제가 많아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들은 "연결회계에서 문제가 많이 나왔고 하나의 사례에서 3개의 문제가 나온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문제 유형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고사장을 나올 수 있었던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에선 특별히 당락을 결정지을 만한 과목은 없었던 것 같다"며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경제학 과목이 어렵게 출제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