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비과세·감면제도 일몰 될까?

택시 유류세 면제 4월말 일몰-연장여부 '관심'

올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지방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등 50여개의 비과세·감면제도가 일몰(日沒) 종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매년 일몰 되는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축소해 재정건전성을 확립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해관계 및 정치 논리가 얽히면서 정부의 '뜻'대로 비과세·감면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미분양주택 취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이 지난 2월11일 종료됐지만, 종료된 지 한 달 여만에 재도입이 결정됐다. 내용상 지방의 미분양주택에만 한정하기로 했지만, 제도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결정된 일로 평가된다.

올해 연말에 종료되는 비과세·감면제도 역시 실효성이 없거나 목적이 달성됐다는 이유로 폐지하거나 축소하려는 정부와 비과세·감면제도를 연장하려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년 여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감세정책을 강도 높게 펼친 만큼, 올해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비과세·감면제도 정비의 우선 정책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가 2년 연속 초과한 국세감면 법정한도(3년평균 국세감면율+0.5%)를 올해는 반드시 지키겠다고 발표한 만큼 비과세·감면제도 축소에 어느 때보다 강력한 메스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연말에 일몰되는 비과세·감면제도는 약 46개이며, 4월 말에 일몰 종료되거나 이미 종료 또는 연장방침이 내려진 비과세·감면제도까지 포함하면 총 50여개로 지난해 87개에 비해 줄어들었다.

일몰 종료되는 비과세·감면제도의 국세감면규모는 추정이 곤란하거나 지난해에 신설돼 지원금액을 알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지난해 기준으로 약 3조7000억원이 지원됐다. 이중 절반 가량인 1조9800억원이 임시투자세액공제(이하 임투공제)로 지원됐다.

□ 올해 비과세·감면제도 정비 원칙은?= 매년 일몰 종료되는 비과세·감면제도는 원칙적으로 ▲지원실적이 없는 경우 ▲정책의 실효성이 없는 경우 ▲제도의 목적이 이미 달성된 경우 등을 중심으로 우선 폐지된다.

올해 일몰 종료되는 비과세·감면제도도 이 같은 원칙에 준해 폐지나 축소 대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기업 및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혜택이 많이 돌아가는 비과세·감면제도도 폐지될 전망. 예컨대 정부가 지난해 폐지방침을 내세웠지만, 결국 '축소'로 마무리된 임투공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만, 대부분의 비과세·감면제도가 서민이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 사실상 대기업 및 고소득자에 지원이 집중됐다는 이유로 '폐지' 대상이 될 제도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비과세·감면제도를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하기로 한 만큼 세제지원 요건에 '고용증가' 요건 등이 추가되거나 고용을 저해하는 비과세·감면제도를 중심으로 축소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비과세·감면제도가 이해관계 및 정치논리를 무시한채 조정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질 지는 의문점. 특히 올해는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표심'에 영향을 줄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일몰 종료되는 주요 비과세·감면제도는?= 당장 4월 말에는 택시연료에 대한 유류세 면제가 일몰을 맞는다. 2008년 5월 택시의 주연료인 LPG가격이 30% 이상 상승해 택시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제도.

일몰이 코앞인 만큼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일몰연장'에 대한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국회가 일몰연장 주장에 합세할 경우 택시연료 유류세 면제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해관계자가 분명한 수도권 밖, 지방회원제 골프장 입장에 대한 개별소비세·교육세 면제제도도 연말에 일몰된다. 벌써부터 수도권 골프장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만큼 예민한 사안이다.

8년 이상 자경한 농지에 대한 양도세 면제, 금지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 굵직한 비과세·감면제도를 비롯해 지난해 민간기업 및 공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도입했던 각종 과세특례제도 등도 연말 일몰대상이다.

'잡쉐어링' 즉, 고용유지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도 올해 말 일몰된다. 또한 지난해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국회에서 1년간 더 연장된 제도들도 일몰 대상으로 올라있다.

특히 임투공제는 올해말까지 적용되는 대신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투자하는 경우에만 7% 세액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형자동차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환급, 성실사업자에 대한 의료비·교육비 공제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한편 부동산 세제합리화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도입됐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제도도 올해 말 일몰 종료된다. 2, 3주택 이상자는 투기지역(3주택이상자에 대해 10%p 추가세율)을 제외하고 주택을 양도할 때 일반세율(6~ 35%)이 적용된다.